대기업 오너 2~4세, 경영권 승계 '잰걸음'
대기업 오너 2~4세, 경영권 승계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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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조현준 효성 사장(사진 = 각사)
한화-현대重 '전면 등장'·현대車 '수순 착착'·효성'마무리 단계'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대기업 오너 2~4세들이 경영일선 전면에 등장하는 등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전날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을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무로 승진시켰다. 입사한 지 5년, 회사에 복귀한 지 1년4개월만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경영 위기 극복 과정에서 정기선 부장을 전면에 포진시켜 자연스럽게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기선 신임 상무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1월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다가 같은해 8월 미국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2011년 9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한국지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했다.

한화그룹 역시 경영 승계를 위한 후계수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26)씨가 이달 초 한화건설 인사부서 매니저로 입사했다. 이로써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실장과 차남 김동원 한화L&C 팀장 등 3남 모두 경영 수업을 받게 됐다.

동선씨는 실무 중심의 현장연수를 받기 위해 지난 15일 새벽 이라크로 떠났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쿠웨이트 플랜트 현장 등 해외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해외건설공사에 대한 이해와 실무 영업능력을 배양하고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부회장과 효성그룹의 조현준 사장은 그룹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등 본격적인 경영 승계 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8월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위아가 비상장 부품사인 현대위스코와 현대메티아를 합병하고,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현대 CNI를 흡수 합병하는 등 7개 계열사를 합병, 3개 계열사로 재편했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의 보유지분이 있는 계열사를 잇따라 흡수·합병하면서 그에게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위스코 최대 주주(지분 57.87%)인 정 부회장은 현대위아 지분 1.95%(48만8800주)를 확보, 당장 1200억원 가량의 자산을 현금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여기에 현대 위아의 주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추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 확보도 무난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경우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올 초 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재무 전문가인 강학서 사장 선임, 박승화 부회장까지 사퇴하는 일련의 수순을 거치면서 정 부회장 중심의 경영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효성그룹은 조현준 사장은 아버지 조석래 회장을 넘어서는 지분으로 그룹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등 경영 승계 작업이 절정을 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효성 주식을 매입해온 조 사장은 지난 7월 10.33%(362만6983주)의 지분율을 확보해 그룹의 최대 주주가 됐다. 조 회장의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도 지난달 350만778주(9.97%)에서 2만주 가량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 7월2일 기준으로 총 주식수 350만8185주, 10.05%의 지분율을 보유하게 됐다. 반면, 조 회장은 보유지분 6만1531주를 장내 매도하면서 지분율은 10.15%로 낮아졌다.

효성은 조석래 회장 부부가 3200억원의 주식을 보유했고 장남 조현준 사장, 차남 조현문 씨, 삼남 조현상 부사장 등 2세 주식 가치가 9300억원으로 총수로부터 자산승계율 74.4%를 기록, 경영 승계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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