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감] "국책연구硏 법인카드 부정사용 여전"
[2014 국감] "국책연구硏 법인카드 부정사용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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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법인카드 부정사용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경제인문사회 연구회와 23개 국책 연구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각 기관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자체 분석한 결과, 사용 금지 업종인 일반주점과 사용이 금지된 비정상 시간에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사용지침을 위반한 사례가 적발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국 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7개 연구기관 소속 임직원 284명이 유흥주점과 노래방에서 2억 68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해 지적받고 처벌 및 강화된 사용 기준 마련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된 것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비롯한 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연구기관들의 법인카드 부당사용 등 방만한 운영 실태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국토연구원의 경우, 143장의 법인카드로 일반주점에서 321회를 결제해 총 3800만원을 사용했으며 업무시간에 국토 연구원, 한국교육과정 평가원, 한국 농촌 경제 연구원 등이 각각 21회, 13회, 22회 법인카드로 영화 관람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심지어 이들의 부당사용을 감사해야 할 감사원 직원도 세 차례 법인카드를 일반주점에서 이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택시비로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에 걸쳐 총 2만 2390회 법인카드로 택시비 3억 6000만원을 사용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법인카드로 근무시간 중 영화 관람을 하거나 4년간 3억 6000만원어치 택시를 탄 기관, 문화·레저 활동을 하는 것은 명백히 규칙위반이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국민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김경환 국토연구원장은 "저희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개발도상국 공무원 연수를 할 때 창덕궁을 관람해서 티켓에 영화관이라 찍힌 것이고 스키장과 골프장은 워크숍을 할 때 숙박시설을 쓴 게 그렇게 표시됐다"고 반박했다.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행정연구원 소속의 한 연구원이 법인카드로 12회에 걸쳐 유기농오이와 호박고구마, 알타리 등을 총 128만원 결제했다"며 질책했다.

이에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은재 행정연구원 원장이 연구사업지에 편성된 예산으로 명품 에르메스 넥타이, '고소영 향수'라 불리는 아닐꾸달 향수를 구입했다"며 지적했다.

이날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제주개발센터 관광사업처 소속 홍보마케팅 직원이 개인 휴흥비 마련을 위해 직무 관련자로부터 금전 140만원을 차용하고, 회사 명의로 렌터카를 임대해 100만원 상당을 결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 직원은 또 도자기 생산업체에서도 신용카드 할인 속칭 '카드깡'까지 요청해 3차례에 걸쳐 1040만원을 결제한 뒤 862만원을 돌려받았던 사실이 들통 나 빈축을 샀다.

이 같은 사실에 강동원 새누리당 의원은 "임직원들의 비리예방을 위해서는 감사실의 감사업무 강화도 필요하겠지만, 내부감사 및 견제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고객만족도는 물론 종합청렴도 개선 수치에만 만족하지 말고, 실질적인 비리근절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정홍원 국무총리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간부회의를 열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23개 연구기관 법인카드의 부정사용 여부, 사용절차 위반 등에 대해 일제점검을 실시해 문제가 있는 사항은 일벌백계하고 강력한 재발근절대책을 마련하라"며 "앞으로 이 같은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응분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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