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너도나도 '대형화' 경쟁…지각변동 예고
저축은행, 너도나도 '대형화' 경쟁…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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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적 대형화 경계" 지적도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저축은행들이 합병을 통해 대형 저축은행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계열사 합병을 통한 효율성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업계 전반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 1일 예성저축은행과 합병을 마무리하고 통합 한국투자저축은행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번 합병으로 한투저축은행은 경기, 인천, 호남, 제주 지역 등 기존 영업망에 서울을 추가로 확보해 총 12개 점포를 보유하게 됐으며 자산도 1조3193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한투저축은행으로 새롭게 단장한 테헤란로 지점은 수신, 소비자금융, 기업금융 업무를 원스톱(One-stop)으로 처리할 수 있는 복합금융점포로 운영된다. 종로지점은 강북지역 고객뿐만 아니라 경기북부 지역의 고객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거점점포로 활용된다.

한투저축은행에 이어 HK저축은행도 오는 18일 100% 자회사인 부산HK저측은행을 흡수·합병한다. HK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부산HK저축은행의 영업력 악화 등의 이유로 흡수합병을 검토해 왔다. 합병이 완료되면 자사도 2조4270억원으로 불어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난 8년간 2대주주로 있던 현대캐피탈이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이달 말까지 4개(SBI·2·3·4저축은행)로 나눠진 계열사를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합병이 끝나면 총자산 3조7500여억원, 지점 수 18개로 업계 최대 저축은행으로 올라선다. 사실상 전국 영업권(부산ㆍ경남 제외)을 가진 최초의 저축은행이 되는 셈이다.

이같은 합병 움직임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은 1·2저축은행을 내달까지 합병할 계획이며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안에 서일저축은행과 합병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 등 계열 대부업 영업양수를 마친 친애저축은행은 SC저축은행 인수를 앞두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들이 합병에 나서는 이유는 통일된 영업전략 수립 및 수행, 중복 투자 방지, 조직 인력 활용 극대화 등 경영효율성 제고 효과 때문이다. 특히,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전국구 영업망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형화 움직임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부실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주요 원인이 무차별적인 외형확대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들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대형화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영업환경에선 고금리 대출 상품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사실상 전부인 상황"이라며 "새로운 수익창구를 찾지 못한다면 결국 고위험군 사업에 손을 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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