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석촌지하차도, 삼성물산 부실 관리 탓"
서울시 "석촌지하차도, 삼성물산 부실 관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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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지역 '특별관리지역' 지정
삼성물산 "책임지고 복구할 것"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석촌지하차도 동공(洞空, 빈 공간) 발생이 지하철 9호선 실드터널 공사 중 발생한 삼성물산(시공사)의 부실한 공사 관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시는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7개의 크고 작은 도로함몰·동공에 대한 민간 조사위원회(석촌동 동공 발생원인 조사위원회)의 원인조사 결과 및 복구계획, 최근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도로함몰과 관련해 마련한 '서울시 도로함몰 특별대책'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박창근 조사위원장(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석촌지하차도 지하철 공사구간의 경우 지질이 연약한 특성이 있고, 이에 시공사도 현장조치 매뉴얼을 작성하는 등 지하차도 충적층 구간을 관리했지만 실제 공사 중 조치가 미흡해 동공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우선 조사위는 실드공법으로 공사 중인 충적층 전 구간(807m)에 대해 시추조사(26개소)를 실시한 결과 다른 곳은 동공 등 이상 징후 없이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은 과거 한강과 근접해 있어 무너져 내리기 쉬운 모래, 자갈의 연약지층이 형성돼 있다. 특히 지하차도로 인해 타 구간(12~20m)에 비해 상부 지층 두께가 약 7~8m로 낮아 무너질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지역적 특성에도 실드공법에서 가장 중요한 발생 토사량도 같은 공법으로 공사 중인 타 구간과 비교할 때 미흡하게 관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설계 굴착량(2만3842㎥)보다 14% 많은 실제 굴착(2만7159㎥)이 이뤄졌다.

또한 충분히 지반보강을 하지 않은 것도 동공발생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하차도에 많은 구멍을 뚫어야 하는 제약조건 때문에 지상에서 수직으로 구멍을 뚫고 채움재를 주입하는 일반적인 지상에서의 지반 보강이 어려워 터널 내부에서 수평방향으로 충분히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동발생 위치를 보더라도 충적층 내 장시간 실드 기계가 날 교체를 위해 멈춘 위치 인근에서 대규모 동공이 다수 발생했고 시공이 완료된 터널 바로 위를 따라 연속 동공이 발생했다. 이에 반해 석촌지하차도 왕복 4차선 중 지하철 공사가 시행되지 않은 하행선 구간에서는 동공이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동공 발생의 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된 제2롯데월드, 광역 상·하수도관 등은 그 영향을 조사했으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이에 시는 시공사 및 감리사 및 감리원에 책임을 묻는 한편, 주민 우려 불식을 위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천석현 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턴키방식으로 계약돼 공사구간 내 안전공사의 책임은 시공사에 있다"며 "시공사 책임으로 동공 및 지하차도 복구, 계측 등을 실시토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감독 주체인 감리사 및 감리원에 대해서는 감독부실을 따져 제재조치를 할 것이며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는 자체 감사를 통해 공사에 대한 관리적 책임유무를 판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시는 시공사가 제출한 복구계획을 검토 중이며 완료 되는대로 복구에 착수하고 인접 주민들의 교통 불편 최소화를 위해 이달 말 2개 차로를 우선 개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석촌지하차도 일대에 계측기를 추가 설치하는 등 점검반을 운영해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지하차도 인근에 상담창구를 마련했으며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 삼성물산 부사장은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서울시의 발표 내용을 존경한다. 우리가 관리하는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계약에 따라 책임지고 복구하겠다"며 "시민의 안전을 위해 서울시와 협조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2015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2009년 12월 착공한 이 공사는 현재 공정률 38.7%를 보이고 있다. 연장 1560m에 개착구간 426m, 실드터널구간 1134m 규모로, 실드 TBM공법(기계식 터널굴착)으로 삼성물산 외 2개사가 공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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