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쇼크에 이라크 내전…건설사 해외수주 '빨간불'
에볼라 쇼크에 이라크 내전…건설사 해외수주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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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아프리카 등 700억 수주달성 기대난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리비아 내전, 에볼라 바이러스에 이어 이라크 내전에 대한 우려로 중동 및 아프리카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역대 최대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이어가겠다는 건설사들의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11일 외교통상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라크 전역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 국내 건설사 22개와 협력업체 등 약 80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근로자 1300여명도 체류하고 있으며 시행 중인 공사는 40여건, 242억달러 규모다.

다행히 이라크 반군 세력이 장악한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 진출한 업체는 없다. 국내 건설사들은 외교부, 국토교통부와 함께 인력 대피와 안전 확보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정부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반군 점령지역이나 인근 지역에 있는 업체에 대해 즉시 철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이라크의 정치 불안을 감안하고 공사를 수주한 만큼 전면 철수보다는 사태 추이를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을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내전 중인 리비아에서는 국내 건설사 30여곳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에서 시공 중인 업체는 80여곳이다. 두 지역에서 우리나라 업체가 시공 중인 공사는 총 199억달러 규모다.

국내 기업이 리비아에서 시공 중인 공사 현장은 총 102억달러 규모로, 리비아는 현재 여행금지구역으로 지정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건설사들이 이달부터 대부분 인력을 철수시키고 있다.

올 해 들어서만 5억달러가량을 수주한 아프리카에서는 진출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아직 철수를 지시하진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생한 아프리카 4개국에는 8개사가 진출해 16곳의 건설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서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 추세를 보이자 지난달 31일 기니에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한데 이어 이달 1일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에도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될 경우 해당 국가 또는 지역에 있는 한국인은 즉각 철수해야 한다. 또 이 지역의 출입도 금지된다.

이 같은 중동 정세 악화와 바이러스 확산으로 업계에서는 연초 목표로 했던 해외수주 700억달러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동지역의 경우 올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375억달러)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데 있어 66%(47억4000만달러)를 차지할 만큼 기여한 바가 크다. 아프리카 역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비중은 5%가 채 안 되지만, 중남미와 함께 신시장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해건협 관계자는 "현지에 파견된 인력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진행 중인 공사대금과 장비 등으로 피해가 더 커질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와 함께 비상대책반을 꾸려 현지 상황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수집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고비를 넘긴 이후 공사 재개 및 안전 강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라크 지역은 상반기에 업체간 컨소시엄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던 만큼 이번 사태의 영향이 시장에 크게 미칠 것"이라며 "직접적인 현장 피해 가능성은 희박하더라도 자재 조달 등 물류수송 어려움으로 공기 지연의 가능성은 존재한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건설현장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후 공사를 재개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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