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습 임박…현지 국내건설사들 '긴장'
美, 이라크 공습 임박…현지 국내건설사들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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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개사 총 40건 공사 진행…"직접적인 영향은 없어"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니파 반군 세력이 장악한 이라크에 대한 공습을 승인한 가운데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이라크 내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외교통상부,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철수계획 및 현지 안전 확보 방안 등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업체는 총 20여개사로, 40건 242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반군이 장악한 것으로 전해진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에 나가 있는 국내 건설업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라크 내전이 시작된 6월 하순부터 인력철수를 시작해 30% 정도를 감축, 현재 이라크에는 총 1000여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건설인력이 93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발주처와의 관계 등이 얽혀있어 건설사들은 철수보다는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라크에 진출해 있는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라크는 처음부터 리스크를 감안하고 공사를 수주한 만큼 현재로서는 발주처와의 관계상 무책임하게 현장을 두고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습이 시작되고 공항이 폐쇄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며 "외교부 등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남부에 있는 비스마야에 신도시 건설공사를 진행 중인 한화건설은 현지와 본사에 설치된 상황실에서 현장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위험도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한 상태다.

한화건설에 따르면 비스마야를 비롯한 이라크에 파견된 한화건설과 협력사 직원은 모두 500여명으로, 현재는 100여명이 휴가를 떠나고 400여명이 현지에 체류 중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현장과 수시로 연락하며 상황을 점검하고 있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다"며 "공습이 예상되는 곳은 이라크 북서쪽의 반군 장악 지역인데, 우리 현장과는 한참 떨어져 있어 큰 위협은 느끼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한화건설은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보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라크 내전 발발 이후 지금까지 비스마야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일은 없었으며 차근차근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라크 남동쪽에 있는 바스라와 바드라 지역에서 가스분리 플랜트 공사 등을 수행 중인 삼성엔지니어링도 1단계 예의주시 상태인 C급 비상사태를 유지하면서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ENG는 현재 이라크 현장에 본사 직원 91명을 포함, 협력사 직원 등 총 197명이 체류하고 있다.

삼성ENG 관계자는 "내전 지역과 우리 현장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다"며 "현장으로부터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삼성ENG 역시 이미 위험단계별 안전대책과 대피계획 등을 마련해 둔 상태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현장과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면서 현장 상황에 따라 매뉴얼대로 철수 등 조치를 신속히 취할 준비를 마쳤다"라고 말했다.

카르발라 정유공장을 수주한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아직 공사 시작 전이라 현지에 파견한 인력이 없는 상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2월 수주한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의 경우 아직 현장이 차려지지 않아 당장 영향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면서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남쪽 알포지역의 항만공사를 진행 중인 대우건설의 경우에는 지리적으로 남쪽에 떨어져 있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현지 상황에 따라 직원 철수도 검토한다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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