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업체들, 성장시장 '눈독'…삼성의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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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5' (사진=삼성전자)

남아공 더반에 TV생산공장 설립…'장악력 강화' 가속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가 아프리카와 인도 등 주요 성장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세계 최대규모의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 제조사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블룸버그통신은 남아공 무역산업부(Trade and Industry Department)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아프리카 최대 무역항인 더반에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며, 2주 안에 이 같은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TV 생산공장이 들어설 더반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특별경제지구로 지정할 예정으로, 투자 계획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는 이 지역에 처음으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글로벌 기업이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남아공에 TV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맞다"며 "아직 구체적인 생산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프리카 지역 전반으로 수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보다 먼저 아프리카 지역에 진출해 있는 중국 TV 제조사들과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6대 TV 세트업체 중 하나인 하이센스가 남아공에서 TV 머더보드(주요회로기판)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여러 가전기업들이 속속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하이센스는 아프리카 공장에 현지 직원 600명을 고용해 규모가 비슷한 중국 공장 수준으로 덩치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아프리카·중동 지역 시장점유율은 62.6%로 압도적인 1위다. 2위인 애플은 점유율 9.2%에 머물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판매와 유통을 위한 기반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ICT업체 화웨이는 중저가폰의 틈새시장인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에 물류센터를 완공했다. 화웨이는 두바이 물류센터를 통해 중동과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국가로 향하는 공급 주기를 30일 정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보 역시 나이지리아에서 스마트폰을 출시한 상태다. 중국 시장에 판매해온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중국 업체들의 도전장에 삼성전자도 대응책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남아공에서 지난해 '갤럭시 노트3' 출시 행사를 진행했고, 올해 4월에는 '갤럭시S5'를 빠르게 내놓는 등 시장 장악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또한 인도·아프리카 등 스마트폰 성장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폰과 보급형 스마트폰을 모두 제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성장시장에서 출시해온 스마트폰 라인업은 300달러 이하 △갤럭시 페임 △갤럭시영 △갤럭시포켓네오 △갤럭시스타 △갤럭시플러스 등 5종, 300∼500달러대 중가 스마트폰은 7종에 달한다. 여기에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더한 다양한 라인업을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시점에 추진되는 삼성전자의 남아공 현지 TV 생산공장 설립은 아프리카 등 성장시장에 대한 장악력을 더욱 공고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업체들이 삼성을 상대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아프리카와 중동, 중남미 지역을 포함한 성장시장을 선점한 상태"라며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만 고급과 저가형 제품을 모두 빠른 시일 내에 양산해 세계 시장에 유통시킬 수 있는 삼성전자와 대결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통해 성장한 것은 맞지만 세계 시장에서 이들의 제품이 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세계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와 대결에서 우위를 점치기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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