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생보사, 카드채 매입 '신경전'
국내외 생보사, 카드채 매입 '신경전'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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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교보 등 "외국사 불참 형평성 어긋난다"
알리안츠 등 미온적 태도 일관, 가능성은 내비춰

최근 정부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를 대상으로 5조원 규모의 카드채 펀드 조성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국내외 생보사들이 카드채 매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 등 토종 생보사들은 외국사들이 카드채 매입에 불참 의사를 밝히자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계약자 소송 등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외국사들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도 카드채 매입 가능성을 내 비쳐 관심을 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 교보 등 국내 생보사들이 카드채 매입 분담금 형평성 문제로 향후 계약자는 물론 임원 배상 책임 소송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알리안츠, 푸르덴셜, 메트라이프 등 외국사들은 카드채 매입에 대한 동참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어 긴장감마저 감돈다.

이에 대해 대형 생보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별 분담금 할당액이 특정사에 편중 된 상황에서 외국계 보험사가 불참할 경우 계약자 몫인 이익에 대한 배당액이 줄어 계약자들이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며 “향후 증권 집단 소송제가 도입되면 시민단체 등이 임원 배상 책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국내 생보사들은 카드채 매입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하더라도 정부가 제시한 분담금을 받아 들이는 데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반면, 외국계 생보사 한 관계자는 “현재 본사와 카드채 매입을 놓고 논의를 벌이는 중이다”며 “본사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의사 전달을 하지 않고 있어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국내 금융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카드채 매입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대세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 업계 실무진 회의에서 일부 외국사가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

일각에서는 보험업계를 제외한 외국계 금융사들이 대부분 펀드 조성에 참여하기로 함에 따라 결국 동참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외국사들이 불참할 경우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대형사들이 고스란히 추가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교보생명은 현재 분담금 규모가 3천억원 안 밖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4천900억원의 순이익에 6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사의 분담금 마저 떠 안을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생보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외국계 대주주들 마저 카드채 매입에 동의한 것은 자회사로 카드사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은행의 외국계 대주주들은 카드채 매입에 수긍하는 반면, 외국계 생보사들이 동참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는 것은 향후 계약자 소송 등 문제 발생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일 정부의 카드사 지원 대책과 관련, 생보사들은 카드채 매입을 위한 펀드 조성을 위해 총 1조2천억원 규모의 분담금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알리안츠, 메트라이프, 푸르덴셜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의 분담금 규모는 300~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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