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각변동 '시작됐다'
은행권 지각변동 '시작됐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산 270조 초대형 은행 탄생 임박

중소형 은행 추가적 M&A 신호탄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M&A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세계 50위권 초대형 은행의 탄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로써 국내 은행권은 국민은행의 독보적 우위 속에 1강, 2중(우리, 신한), 1약(하나)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시장 독과점 논란과, 론스타 탈세 문제 등 곳곳에 암초들이 도사리고 있어, M&A 성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가능성도 큰 상태다.

■국민銀, 우선협상대상자

론스타는 23일 국민은행을 외환은행 매각 인수협상대상자로 최종 확정했다. 자산규모 270조원에 이르는 세계 50위권 초대형은행 탄생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
국민은행은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64.62%를 주당 1만5400원에 인수하는 조건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매각 대금은 6조4177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론스타의 최초 투자금 1조3832억원을 제외하면 4조2000억 이상의 매각차익이 발생한다.

여기에 환차익 등을 포함하면 론스타는 3년도 안되는 시점에서 4조5,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은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역량을 통합하면 아시아 대표은행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 국민은행을 선택했다”며 “가격은 국민은행이 처음부터 제시한 1만5400원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론스타 보유지분과 콜옵션으로 갖고 있는 코메르츠방크·수출입은행 보유 지분을 합쳐 64.62%를 인수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뱅크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향후 4주간의 정밀 실사 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게 된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이르면 5월말까지 매각 대금 지급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리딩뱅크전 사실상 종료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은행권의 메가톤급 지각변동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로 자산 27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은행이 탄생하면, 팽팽하던 리딩뱅크전도 사실상 종결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독주 속에 신한·조흥(163조), 우리(140조)가 2위권을 형성하고, 하나지주(103조)는 중위권에서도 멀어지며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신한과 우리가 LG카드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1위 국민은행과의 차이는 100조원 이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어, 국내 리딩뱅크전은 의미가 없어진다.

■연쇄적 인수합병 이어지나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독점 속에 하위 은행들의 연쇄적인 인수합병이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우선 자산규모 11조원 규모의 LG카드에 대한 M&A 작업이 예고돼 있고 기업은행, 우리지주의 지분 매각도 임박한 상황이다.
특히 외환은행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밀려나 좌초위기에 빠진 하나지주의 동선도 초미의 관심사다.

하나지주는 하위 은행, 지방은행 등 또다른 매물을 찾아 인수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2위 은행들의 M&A 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은 물론이고 내부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씨티은행 등도 매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빅4은행들의 인수합병 전략 등의 변수에 따라 또다른 초대형 은행 탄생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철 기자 biggrow@seoulfn.com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