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동부 비금융계열사에 '투기등급'…자금수혈 '적신호'
한기평, 동부 비금융계열사에 '투기등급'…자금수혈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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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들에게 일제히 투기등급을 부여했다. 자구계획 실행이 지연되면서 유동성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인데, 동부증권을 통한 회사채 판매가 어려워져 자금난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기평은 동부그룹의 비금융계열사 동부제철, 동부건설, 동부CNI, 동부메탈 등 4개사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동부제철, 동부건설, 동부CNI는 BBB-에서 한 단계 강등, 동부메탈은 BBB에서 두 단계 강등했다. 또 이 회사들의 등급전망도 모두 '부적정 검토' 대상에 등록됐다.

한기평은 동부발전당진과 동부인천스틸의 동반 매각을 포함한 동부그룹의 주요 자구계획 실행이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유동성 위험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한기평은 금융계열사인 동부증권(A+)과 동부저축은행(A-)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검토' 대상으로 등록했다.

한기평은 비금융계열사로 인한 위험이 제한적이라고 해도 비금융계열사의 재무위험이 확대되고 신인도가 저하될 경우 수익기반이 훼손되고 유동성 위험 등에 노출될 수 있어 등급전망을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 비금융계열사의 자금난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동부그룹은 주로 동부증권을 통해 계열사 회사채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하지만 이번 투기등급 부여로 인해 앞으로는 이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판매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 금융위는 금투업 규정 개정을 통해 지난 10월부터 대기업 소속 증권사가 계열사의 투기등급 회사채를 팔지 못하도록 규정을 변경한 바 있다.

동부증권이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신용평가사 두 곳으로부터 등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3개 신평사 중 한기평을 제외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두 곳 모두 투자적격등급(BBB- 이상) 평가를 내려야만 동부증권이 동부건설, 동부제철 등의 회사채를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편, 지난 3월 말 기준 기관 또는 개인이 동부제철 회사채 등에 투자한 규모는 3205억원이며, 이 중 동부증권을 통해 판매된 물량이 195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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