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패키지' 개별매각 전환…동부제철 자율협약 수순
'동부 패키지' 개별매각 전환…동부제철 자율협약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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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인수추진 철회…산은 "워크아웃 가능성 낮아"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포스코가 '동부 패키지(동부인천스틸+동부당진발전)'의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동부 패키지는 결국 개별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또한 동부제철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류희경 KDB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24일 오후 3시 산은 본점에서 동부그룹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동부 패키지 인수 검토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날 류 부행장은 "포스코가 패키지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동부당진발전을 개별매각으로 전환해 즉각 공개 경쟁입찰에 들어갈 것"이라며 "다만 동부인천스틸은 잠재적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좀 더 상황을 살펴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채권단은 동부그룹 측과 동부제철의 자율협약 돌입에 대해 사전 협의한 상태다. 류 부행장은 "전날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만나 자율협약에 의한 정상화를 추진해야 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며 "어제 면담에서는 이같은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만큼, 당연히 자율협약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포스코의 동부 패키지 인수가 무산되면서 동부제철의 유동성 위기가 커지게 되자, 자율협약 체결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산은은 이르면 내주 말까지 동부 측과 최종 합의를 마치고 자율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류 부행장은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내다 봤다. 류 부행장은 "2금융권 여신이 많은 기업은 협조받기 어려운 면이 있어 워크아웃으로 가는 경우가 있지만, 채권자 구조를 봤을 때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으로 가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신용보증기금 또한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신청할 경우 만기도래 회사채 차환발행도 계획대로 진행된다. 동부제철은 내달 7일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도래를 앞두고 차환발행심사위원회에 차환발행 승인을 요청했지만, 차심위 측이 포스코의 인수 결정 이후로 승인 시점을 늦추고 있는 상태였다. 류 부행장은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얘기가 나온 상태라, 차심위 구성 주체들과 차환발행을 위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패키지 매각이 불발되면서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이 큰 틀에서 재조정될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매각이 완료된 계열사는 동부익스프레스(3000억원) 외엔 없다. 류 부행장은 "현재로서는 동부제철 외 다른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그룹 내 알짜배기 자산으로 평가받았던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마저 패키지 매각이 무산되면서, 채권단은 향후 매각 추진 방안을 새롭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산은은 그간 해외 IB를 통해 중국 및 국내 철강사들을 대상으로 동부인천스틸 잠재 매수자를 접촉했지만, 현재까지 매수 의향을 비친 곳은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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