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 위기감 고조…국내 건설사 영향은?
이라크 내전 위기감 고조…국내 건설사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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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전지역과 원거리…대부분 프로젝트 초기 단계
"장기화시 수주잔고 감소 및 시장 상실 우려"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한국의 주요 해외건설시장 중 하나인 이라크에서 내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건설업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사태가 확산되지 않는 이상 우려만큼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라크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수니파 급진 무장 세력인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제2도시 모술을 공격, 대부분 지역을 장악해 내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현지에서 활동 중인 국내 건설사들에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설사 가운데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GS건설, SK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이라크에서 활동 중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부분 프로젝트들이 남부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ISIL은 현재 이라크 북부지역을 장악해 가고 있는 상태다. 북부지역은 주민들 대부분이 반군세력과 같은 수니파 교도들이어서 상대적으로 쉽게 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남부지역은 정부 측과 같은 시아파가 대부분이다. 정부 측의 압도적인 전력과 주민들의 종교성향을 감안하면 남부까지 반군세력에 넘어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대 프로젝트인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주택사업은 수도 바그다드 남동쪽 180㎞에 위치해 있으며 기타 수주지역들(카르발라, 주바이르, 바스라 등)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00㎞ 이상 떨어져있다.

또한 대부분 초기 설계 단계에 있어 현지 시공은 내년 이후에나 본격화될 예정이라 공사대금 미회수, 현지 인력 및 장비 대피 등 복잡하고 치명적인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 프로젝트의 평균 공사 진행률은 14.1%에 불과하다. 올 초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수주한 카르빌라 정유 프로젝트의 경우도 선수금 중 일부를 이미 수령한 상태에서 초기 설계 작업을 진행 중으로, 아직 현장인력이 파견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사태가 남부지역으로 퍼져 본격 내전으로 확산되거나 장기화된다면 국내 건설사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현장이 중단될 경우에는 계약서상의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에 따라 자동 타절될 확률이 높다"며 "이미 선수금을 수령했거나 공사 초기 단계인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비용 정산 여부에 따른 손실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수주잔고 감소와 이에 따른 성장성 저하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급부상하던 이라크 시장을 잃을 경우 주요 시장 상실로 인한 수주기반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라크는 한국의 주요 해외건설 시장 중 하나로, 역대 이라크 수주실적은 국가별 순위 6위에 해당하는 316억달러(비중 4.9%) 규모"라며 "최근 3년(2011~2013년)간 수주실적 만을 놓고 보면 사우디 다음으로 큰 시장이며 올 해로 한정지으면 전체 중동지역(246억달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1위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명렬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 주재로 국토부 관계자, 이라크 진출 기업 중 20여개 기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늘(16일) 오후 긴급회의를 갖고 진출 기업인들의 안전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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