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반값 분유' 출시…분유업계 '시큰둥'
대형마트, '반값 분유' 출시…분유업계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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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반값 분유(사진=이마트)

이·롯데마트, 파스퇴르와 PB 분유 출시
업계 "가격 아닌 품질이 충성도 좌우"

[서울파이낸스 남라다기자]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반값 분유를 출시하면서 분유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분유업계는 분유 특성 상 제품 충성도가 높은 만큼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등이 형성하고 있는 독과점 구도를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롯데푸드의 유가공업체인 파스퇴르와 손잡고 반값 분유를 선보였다.

이마트는 이달 14일 파스퇴르와 함께 '엄마사랑 2배 스마트 분유'(스마트 분유)를 출시하기로 했다. 스마트 분유는 기존 국내 브랜드 분유가격보다 40% 저렴하다.

스마트 분유는 1·2·3단계로 제품 라인을 구성했고 가격대는 각 단계별로 낱캔 1만5400원, 3개입 번들은 4만5600원이다. 기존 분유 상품(3단계 기준) 가격이 대형마트 판매가를 기준으로 2만6000원대(일반)에서 3만6000원대(프리미엄) 인 것에 비하면 소비자의 가계 부담을 절반으로 줄였다.

이마트는 분유시장에서 1, 2위인 남양유업의 '임페리얼XO'와 매일유업의 '앱솔루트명작'을 겨냥해 이번 PB상품을 선보였다.

이에 질세라 롯데마트도 반값 산양분유를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오는 19일부터 파스퇴르가 만든 '귀한 산양분유(750g)'를 3만원에 판매한다. 일동후디스와 남양유업의 산양분유(800g)이 각 5만4900원임을 감안하면 42% 정도 가격이 싸다.

이번 PB는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유럽에서 최고급 산양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 생산, 품질 신뢰도를 높였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대형마트가 이같이 반값 분유를 선보임에 따라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가격구조를 가져가고 있는 국내 분유시장의 가격거품이 빠질 지 주목된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 브랜드 제품들의 경우 산부인과 및 산후조리원 등에 들어가는 영업비용, 판매 채널별 증정/프로모션 비용 등이 과다하다"며 "높은 판매관리비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니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쌌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분유 시장은 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분유 시장은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등이 70%의 시장점유율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산양 분유 시장의 경우에는 일동 후디스가 8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과점 시장인 국내 분유 시장에 대형마트가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면서 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마트가 분유 유통 비중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갓난 아이에게 먹이는 분유 제품의 특성 상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 시하는 경향이 있어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A 분유업체 관계자는 "분유 특성상 엄마들이 가격보다는 품질이나 성분을 보고 제품을 구입해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다른 PB상품들 처럼 가격이 싸다고 해서 바꾸는 제품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시장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은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B 업체 관계자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엄마의 심리가 반영되는 제품이 분유"라며 "가격이 싸다고 구매하지는 않는 것이 분유다. 하지만 파스퇴르가 기존 제품과 같은 공정과정을 거칠지 알려지지 않아 판도 변화를 가져올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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