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 구조조정+규제강화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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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보고서 10%↓…CJ E&M 사건 이후 활동 위축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생산하는 기업분석보고서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악화로 증권사들이 애널리스트의 수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발생한 CJ E&M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8일까지 증권사 리서치가 발표한 기업분석 보고서 수는 1만5016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만6717개)보다 10.18% 줄어든 수치다.
 
올해 리서치 보고서 수가 줄어든 것은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애널리스트의 숫자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애널리스트의 수는 총 12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23명보다 10.47% 줄었다.
 
또 지난 3월 애널리스트이 미공개정보를 미리 펀드매니저에게 넘겨 손실을 회피토록 한 이른바 'CJ E&M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이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도 했다. 
 
당시 사건의 여파로 지난달 30일에는 금융투자협회가 각 증권사에게 미공개정보 이용을 제한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송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내부 영업담당직원이나 조사분석자료 작성자 등 정해진 임직원 외에는 정보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또 정보제공 수단도 회사에서 관리를 할 수 있는 사내전화나 메일 등으로 제한됐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CJ E&M 사건 이후로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활동이 많이 위축됐다"며 "게다가 최근 협회 측에서 가이드라인까지 발행해 자숙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지금은 실적 전망치를 계산했어도 공개하기가 이전보다 조심스러워졌다"며 "또 보고서를 정식으로 발간하기 전까지는 관련 기업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리서치의 평가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이 이것저것 커버하는 기업 숫자만 늘려 보고서의 양으로 승부하는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고서의 '양'이 중요하지 않게 된 만큼 앞으로는 기업이나 종목에 대한 분석능력 등 보고서들의 '깊이'가 더 중요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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