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면세점, 청주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불참
롯데·신라면세점, 청주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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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과의 상생"…인천공항 입찰전 집중 포석도

[서울파이낸스 임초롱기자] 면세업계 1·2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청주 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입찰에 불참하기로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이지만, 대기업 과점 현상에 따른 비난 여론과 곧 있을 인천공항 입찰전에 집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청주 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의 운영권이 다음달 말 만료된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2010년 7월1일부터 기본 계약기간 3년, 옵션기간 '1+1년' 조건으로 청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해 왔다. 청주공항 면세점은 88.64㎡ 규모로 호텔신라는 지난해 이곳에서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관세청은 면세업계의 대기업 과점 현상 해소를 이유로 신라면세점의 남은 옵션 기간 1년을 제하고 다음달 초 신규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낼 계획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에 사업 기회를 양보하는 차원에서 다음달 있을 신규 입찰에는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 역시 "지난번 제주 국제공항 입찰전에 불참했던 때와 같은 이유로 중소·중견기업과 상생하는 의미에서 청주 국제공항 입찰전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국내 면세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제주 국제공항 입찰전에도 불참한 바 있다. 당시 유력 후보였던 이 두 업체들이 알짜 사업장인 제주 국제공항 입찰전에 불참하면서 '대기업 쏠림 현상'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불거지기도 했다.

실제, 홍종학 민주당 의원 등은 대기업 면세점 비중을 절반으로 낮추도록 하는 관세청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 면적 기준으로 대기업의 점포를 제한하는 입법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대기업의 면세점 점포 수 기준 점유율은 52.8%며, 매장 면적 기준으로는 대기업의 점유율이 75%에 달한다. 매출 기준으로는 롯데면세점(51.1%)과 신라면세점(30.2%)만 합쳐도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롯데와 신라 등 대기업 면세점들은 지방 중소 사업장은 중소기업들에게 양보하는 대신 올 6월과 내년 2월에 예정된 시드니공항, 인천공항 등 대형 면세점 입찰에 집중할 것이란 해석도 힘을 받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제주 국제공항에 이어 청주공항까지 입찰에 불참하기로 한 것은 곧 있을 인천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점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신사업으로 면세 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현대백화점그룹은 청주공항 입찰전 참가 여부에 대해 "면세사업에 대해 관심은 많지만 입찰 기회가 우리에게까지 돌아올 지 조차 불투명하다"며 "정확한 내용은 공고가 나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제주 국제공항 면세점에 최종 낙찰되면서 면세사업에 뛰어든 한화갤러리아는 "공고가 나오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이번 입찰의 유력 후보로 꼽고 있는 신세계 역시 "검토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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