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한맥투자증권 경영개선계획 불승인
금융위, 한맥투자증권 경영개선계획 불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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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승리 전제한 경영개선계획 현실성 떨어져"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지난해 파생상품 주문실수로 462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한맥투자증권의 경영개선계획이 금융위원회에 불승인됐다. 한맥투자증권은 결국 금융투자업 인가취소 등 업계 퇴출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열린 '제6차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한맥투자증권의 경영개선계획을 불승인했다.

이는 한맥투자증권의 경영개선계획이 소송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한맥투자증권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싱가포르 헤지펀드인 캐시아를 상대로 10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캐시아는 지난해 12월 한맥투자증권의 주문실수로 인해 약 360억원의 이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맥투자증권은 이 반환소송에서 100억원 혹은 그 이상의 금액을 돌려받는 것을 전제로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주문실수로 인한 손실을 돌려주는 것은 국제적인 법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소송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융위에서도 한맥의 경영개선 계획에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불승인했다.

금융위가 경영개선 계획을 불승인하면서 향후 한맥투자증권은 금융투자업자 인가취소 절차를 밟는 등 사실상 업계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금융투자업 인가취소에 대한 금융위원회 청문회가 열리게 되고 이때까지 한맥투자증권이 자체적인 회생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 인가취소되는 것. 이 경우 한국거래소의 회원자격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하게 돼 사실상 거래소 회원에서도 탈퇴된다.

현재 금융위에서는 청문회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은 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어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맥투자증권의 캐시아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은 인가취소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된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소송이 2~3년은 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그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몰차게 단기간 내에 인가취소로 잘라 내버리기도 어렵다"며 "아직 시간이 있으니 자체적인 회생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한편 한맥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파생상품거래에서 설정 값을 잘못 입력하는 주문실수를 저질러 자기자본금 이상 손실을 입었다. 한맥투자증권은 현재 영업정지 상태며 임직원의 80%가 사태 수습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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