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초강세…철강·식품업계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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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수익성에 악영향

[서울파이낸스 산업팀] 최근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철강 및 식품업계에 대한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원화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 전반에 적잖은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40원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쏠림현상'을 우려한 당국의 구두개입 영향으로 1040.2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050원대가 붕괴된 이후 급격히 하락하고 있으며, 상반기중 101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환율 하락은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철강이나 식품업계에는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철강3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지난해 기준)은 환율이 10% 하락할 때마다 각각 1320억원, 3510억원, 880억원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외화부채에서 발생하는 외화환산이익도 증가한다.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이들 3사는 5020억원, 2920억원, 1620억원의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유진투자증권은 분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화 강세로 철강석이나 원료탄, 니켈 대부분의 원료를 싸게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도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강관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만큼 호재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소재사업을 하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분, 동아원 등이 원화강세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밀가루와 원당을 전량 수입하고 있는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달러가 내려가면 원가 절감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4분기 원화 강세로 영업이익이 7000억원이나 감소하는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엔화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수출시장에서 일본제품과의 가격경쟁력이 축소된 상황에서 원화 절상이 반복되면 이 같은 경쟁력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원화 강세의 수혜가 예상되는 식품업계에서도 마냥 반길만한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 값이 하락하는 것은 맞지만, 기업 입장에서 환율 계약 시점과 자금지불 시점에 환율 차이가 발생할 경우 환리스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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