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건설사 회사채 '대거 만기'…양극화 심화 우려
내달 건설사 회사채 '대거 만기'…양극화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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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ENS 여파로 'A' 이하 등급 변화 예상"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지난달 일반회사채 순상환 규모가 9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회사채 발행 여건이 여의치 않자 기업들이 차환 대신 상환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회사채 시장도 주요 건설사들의 회사채가 대거 만기도래한다는 점과 A급 이하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양극화가 심화될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회사채 순상환 규모는 2조8286억원으로 9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순상환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달 새로 발행된 일반회사채는 3조2366억원으로 전달 대비 15.7% 줄어든 반면 만기가 돌아와 상환된 일반회사채는 6조652억원으로 같은 기간 69.1% 증가했다.

갚아야 하는 회사채를 신규 발행 대신 다른 수단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자금조달 방식의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등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금액은 총 2769억원으로 전달대비 673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신용등급 AA 이상인 우량 기업 회사채 발행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AA등급 이상 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2조5856억원으로 전달대비 24.8% 줄었다. 반면 A등급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94.1% 증가한 5630억원을 나타냈으며 BBB 이하 등급의 회사채 발행 규모도 193.3% 급증한 88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 증가를 양극화 완화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발행액 자체가 늘긴 했지만 만기도 2조6000억원으로 1월(5300억원) 대비 많았던 편"이라며 "실제로 A급 시장이 좋아졌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음달 회사채 전망도 밝지 않은 만큼 당분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건설사들의 회사채 만기 1조2600억원이 집중돼 있고 향후 다른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연구원은 "지난달 업황이 좋지 않은 회사들의 만기가 많이 도래했고 발행한 상황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다음달도 대규모 순상환이 이뤄질 수 있으며 AA급 회사채는 수급 상황이 좋지 않고 A급 이하는 스프레드가  더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김세용 신영증권 연구원도 "KT ENS는 KT의 높은 지원가능성을 고려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0등급으로 평가돼왔던 기업인 점을 감안할때 KT ENS의 법정관리 신청은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이에 따른 영향으로 A급 이하를 중심으로 신용등급 변화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른 연구원도 "재무구조가 좋지 않지만 그룹 지원 하에 신용등급이 높은 편인 기업과 독자 신용등급과 종합 신용등급 차이가 큰 계열사의 경우 신용등급 상 변동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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