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모아미래도, '하도급 부실시공' 현실로
세종 모아미래도, '하도급 부실시공'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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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액 증액 놓고 마찰…행복청 "고의 부실시공"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세종 모아미래도'가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철근공사 하도급업체가 공사 도중 하도급액 증액을 위해 원청업체를 상대로 부실시공하겠다는 협박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1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한국시설안전공단을 통해 현재 세종시 도담동 1-4생활권에 건설 중인 이 아파트의 일부 동 20개소에 대해 샘플조사를 벌인 결과 80%에 달하는 16개소에서 철근배근 부실이 발견됐다. 부실시공은 건물 하중을 받는 기둥이 아닌 벽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설계에 따르면 12㎝ 간격으로 수평철근을 배근해야 하는데 정상 수준보다 최대 50~60%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30㎝ 간격으로 철근을 넣은 곳도 있었다. 수평철근의 배근 간격이 넓으면 내진에 취약할 수도 있다.

행복청은 "이번 부실공사는 모아종합건설이 하도급을 맡긴 청화(광주 북구 설죽로 소재)라는 건설업체가 공사비 하도급액을 두고 마찰을 벌이다가 고의로 부실시공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부실시공 논란에 시공사인 모아종합건설 측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신속히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아종합건설 관계자는 "하청업체인 청화기업은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사업에 참여했지만 공사 도중 하도급액 증액을 요구했고 현재는 계약이 해지된 상태"라며 "현장에서도 이 업체가 부실시공하겠다면서 2~3차례 협박을 했지만 단순 공갈로 판단했을 뿐 실제로 철근을 적게 시공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은 안전에 문제가 없는 수준까지 보강공사를 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불안에 떨고 있는 입주예정자들이 줄지어 계약해지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강공사를 하더라도 안전성 우려를 떨쳐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는 2012년 11월 청약 당시 1순위 마감을 기록한 바 있으며 공정률은 65% 정도로, 올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 행복청은 사업주체 및 시공사(현장대리인 등), 감리자(총괄감리원 등)에 대해 부실공사 책임을 물어 주택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거나 영업정지, 부실벌점 부과 및 감리회사 면허취소 등 행정제재를 등록관청에 요구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 감리업체는 원양건축·담건축이다.

한편, 행복청은 행복도시 내 모아종합건설의 다른 현장은 물론, 현재 공사 중인 전체 아파트(3만8000여가구)에 대해 철근배근 시공 상태를 일제히 점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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