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BIG2 신용등급 추락…자구안 성과 '불투명'
해운 BIG2 신용등급 추락…자구안 성과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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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국내 해운 BIG2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이 지속적인 업황악화로 투기등급 수준까지 추락했다. 특히 현대상선의 재무부담 심화는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등급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위기를 인식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선제적인 재무개선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자구안의 일환인 수익사업 매각은 중장기적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경쟁 대형선사의 시장지배력도 강화되고 있어 향후 수익창출력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신평사, 해운사 및 계열사 투기등급 수준 강등

1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종전 BBB+보다 두 단계 하향된 'BBB-'로,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이는 투기등급 직전 수준이다.

이와관련 한기평은 영업채산성이 저하되는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과 외화환산손실 등이 더해져 거액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손익구조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안정적)로 일제히 강등했다. 이는 종전 BBB+에서 세 단계나 떨어진 것이다.

한신평은 현대상선의 차입금 상환부담이 과중한 가운데 부채비율이 1397%를 상회함에 따라 재무위험 확대와 영업손실·금융비용부담에 따른 대규모 적자 지속으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스틱스의 신용등급도 동반 하락했다. 이는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계열사 간 재무위험 전이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쟁 심화되는데 수익사업 매각…자구안 성과 미지수

신용평가사들이 주요 해운사들의 평가등급을 두 단계 이상 하향한 배경에는 글로벌 사업경쟁력 약화와 자구안 실행 과정의 수익창출 기반 훼손 등 장기적인 수익성 저하 요인 때문이다.

지난 2008년 EU의 해운동맹 폐지에서 촉발된 해운시장의 경쟁구도 변화는 시장대응력을 갖춘 선도업체와 후발주자간의 경쟁력 격차 확대로 나타났다. 그 과정에서 글로벌 최상위권 컨테이너 선사들은 대규모 영업흑자를 시현했지만 국내 선사들은 거액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노선과 선대 합리화, 적극적인 운임인상 노력 등 운항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분기 예정된 세계 3대 컨테이너선사의 연합 'P3 네트워크'의 출범으로 인한 추가적인 경쟁력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사가 내놓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구안마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구안 발표 이후 아직 실질적인 차입금 감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해운업종에 대한 기피현상으로 자금시장 접근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양사가 추진하고 있는 수익 사업부의 매각은 중장기적인 사업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기평 관계자는 "주요 영업자산의 처분은 유동성 대응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장기적으로 사업안정성과 영업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12월 연간 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벌크 전용선 사업부를 매각했으며, 현대상선도 알짜 사업으로 꼽히는 LNG운송사업부의 매각을 진행중이다.

다만,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회사채 신속인수제와 올 하반기 설립된 해운보증기금 등 정책적인 지원은 해운사들의 유동성 대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양사의 유동성 계획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정책적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당면한 유동성 문제는 일정 수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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