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KT ENS 법정관리 신청에 공동소송 '맞불'
저축은행, KT ENS 법정관리 신청에 공동소송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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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대출 규모 총 800억원…"대손충당금 폭탄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대규모 사기대출에 연루된 KT ENS가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피해 저축은행들이 공동소송을 통한 맞대응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 ENS 대출 사기사건에 연루된 BS저축은행, OSB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인천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아산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은 피해액 회수를 위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저축은행업계의 대출사기 규모는 총 800억원으로 BS저축은행이 234억6500만원으로 가장 피해가 컸으며 OSB저축은행 150억원, 현대저축은행 97억9100만원, 공평저축은행 88억2400만원, 인천저축은행 12억원, 페퍼저축은행 10억원 등이다.

특히, 자기자본대비 손실비율의 경우 공평저축은행 42.57%에 달했으며 OSB저축은행 19.80%, BS저축은행 19.41%, 인천저축은행 11.22%, 현대저축은행 8.92%, 페퍼저축은행 6.43% 등으로 향후 1~2년간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이번 대출사기에 연루된 저축은행들은 피해액 회수를 위해 소송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개별 소송보다는 공동소송으로 방향을 잡았으며 조만간 법무법인 선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소송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단 이들 저축은행들은 관련 피해 금액을 장부상 손실에 반영, 대규모 '대손충당금 폭탄'을 맞게 됐다.

건전성 분류 기준상 추정손실의 충당금 비율은 100%. 즉 관련 금융사들은 대출금과 동일한 액수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다만, 소송 등의 절차를 고려해 75%가량의 충담금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의 생사를 좌우할 규모는 아니지만, 당기순이익에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일단 소송 등의 절차를 고려해 75%의 충당금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편, KT ENS는 이날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된 491억원 규모의 CP(기업어음)를 상환하지 못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이면 즉시 모든 채권이 동결돼 대출사기의 피해액 일부는 돌려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KT ENS가 금융권에 대한 배상책임을 피하려는 '꼼수'를 쓴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송이 진행될 경우 금융사들에게 돈을 물어내야할 처지가 되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 등이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이자 KT ENS가 미리 '만기가 도래한 기업어음을 막지 못했다'는 핑계로 배상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를 쓰고 있다"며 "가뜩이나 실적도 안좋은데 이번 사태로 인해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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