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템플턴 원화채 이탈 가능성 '촉각'
채권시장, 템플턴 원화채 이탈 가능성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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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안증권 1조원 매도…"금리에는 큰 영향 없어"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지난 20일 프랭클린 템플턴 펀드가 통안채 1조원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문이 도는 등 국내 채권시장에 템플턴發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템플턴의 국내 보유채권 규모가 229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매도에 따른 일시적 금리상승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영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95조3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도는 총 2조6656억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통안증권 매도가 1조7156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템플턴 펀드가 지난 20일 1조원의 통안증권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템플턴 펀드의 통안증권 매도에 대해 업계는 우크라이나 정정불안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의회는 친러시아파로 알려진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탄핵했다. 앞서 S&P가 우크라이나 외화표시 국채 신용등급을 CCC로 하향하는 등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템플턴 펀드는 64억달러(6조8800억원) 규모 중장기 우크라이나 외화표시 채권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정정 불안이 악화될 경우 템플턴 펀드에서 대규모 환매가 나타날 것"이라며 "한국채권시장에서 템플턴 펀드의 채권 매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전통적 '큰 손'인 템플턴의 매도에 국내 채권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템플턴의 보유자금에 대한 롤오버와 신규투자 확대에 따라 지난해 7월 월말기준으로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금액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템플턴 펀드의 원화채권 투자 규모를 2개월 연속 축소하면서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겠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당시에도 원화 채권 매도보다는 국채 선물이 중요하다는 점과 원화 약세에 따른 일시적인 포지션 조정으로 봤다.

다행히 이달 초 한국은행이 실시한 통안채 2년 신규물 입찰에 템플턴펀드가 1조2000억원 가량을 재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우려는 자연스럽게 해소된 상태다.

이번에도 템플턴의 원화 자금 유출 시 국내 채권시장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템플턴의 보유 중인 원화채권의 75%가 통안증권이고 국고채 비중이 24% 불과하다는 점과 수급이 넉넉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도가 주로 1년 미만 단기채권에 집중되고 있어 채권금리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현물채권보다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 전환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과거처럼 외국인이 자금조달 리스크가 있어 매도하는 상황도 아닌 만큼 템플턴의 매도로 금리가 오를 순 있겠지만 급등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한편 아직까지 템플턴 펀드가 매도한 자금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템플턴 펀드 원화채권은 단기채와 연관돼 있는 FX마진 쪽 연계 포지션이기 때문에 단기채에 몰려있고 현재 공사채 감소 등으로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외환시장에 환전 수요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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