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월세 세입자 주거비, 자가 보유자 앞질러
수도권 월세 세입자 주거비, 자가 보유자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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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월세가 늘어나고 금리가 하락하면서 서울·수도권 아파트 월세 세입자의 주거비용이 처음으로 자가 보유자의 주거비용을 넘어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지속적인 전세난으로 세입자들이 매매수요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9일 크레디트스위스(스위스계 투자은행)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월세와 자가 주거비용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4월부터 월세 주거비용이 자가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주거비용이 자가 주거비용보다 높게 나온 것은 2004년 월세 주거비용 집계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월세 주거비용은 이후에도 소폭 상승했지만 자가는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10월 기준 월세의 연간 주거비용은 집값의 2.99%, 자가는 2.59%로 격차가 0.40%p 벌어졌다.

자가 주거비용은 집값의 정기예금 이자로 계산했으며 월세 주거비용은 월세금에 보증금을 정기예금에 넣어 발생하는 이자(기회비용)를 더해 계산했다.

한편 전세 주거비용은 집값의 1.92%로 자가보다 0.67%p 낮았다. 전세는 공급이 감소하는데다 전셋값이 폭등하고 있어 세입자의 주거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전셋값과 월세 주거비용이 동시에 오름세를 보이면서 자가 구입을 고려하는 세입자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크레디트스위스가 자체 집계하는 서울 주택구매력지수도 2013년 10월 기준 86.8로, 1996년 이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 지수는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가구가 현재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부담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신민석 크레디트스위스 상무는 "주택 거래량·가격 등 각종 지표에 따르면 주택시장 경기가 지난해 상반기 바닥을 친 이후 하반기부터 미미하게나마 회복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한국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변수인 성장률이 과거처럼 높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이 살아나도 과거처럼 집값이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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