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풀렸지만 보험사 TM '개점휴업'
영업정지 풀렸지만 보험사 TM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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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 재개 보험사 한두곳 불과…"탁상행정의 연속"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해제' 결정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의 TM영업은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TM 해제 1단계 조치로 보험사의 자사 보유 고객정보 TM을 허용한 지난 14일, 실제로 TM을 재개한 보험사는 거의 없다.

TM 의존도가 높은 손해보험업계에선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 정도가 TM을 재개했다. 이마저도 기존 텔레마케터(TMR) 가운데 10~15%만 업무를 시작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MG손해보험은 아직 계획을 잡지 못했다.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은 이번 주 재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합법적으로 수집한 고객정보인지 검증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겠다'는 CEO의 확약서를 받은 보험사부터 TM을 재개하도록 했지만, 보험사들이 합법 정보로 검증·신고한 정보는 전체 데이터베이스(DB)의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확약서만 받아 둔 셈이다.

한 손보사 임원은 "DB 수백만 건을 검증하려면 일일이 녹취록을 듣거나 계약서 서명을 확인해야 한다"며 "TM 금지부터 해제까지 탁상행정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합법 정보를 활용하지 않은 게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드러나면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실제 금감원이 이를 적발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예 자체적으로 TM을 중단하거나, 민원이 발생하면 돈으로 무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광석 한국대출상담사협회 대표는 "정부는 TM을 다시 하라고 하지만, 막상 금융회사는 민원이 들어오면 CEO 자리가 위태로운 만큼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금융사 소속 텔레마케터는 금융사 위탁을 받아 영업하는 법인대리점(GA) 소속 텔레마케터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GA는 정부의 '고용 유지' 주문이 전혀 수용되지 않고 있다.

한 GA 소속 텔레마케터인 김모씨는 "1년 넘게 일했으니 퇴직금 받고 회사를 나가거나 업종을 바꿔 재취업하려는 동료 텔레마케터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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