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한국에 亞·太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짓는다
MS, 한국에 亞·太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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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美 마이크로소프트(MS)社가 우리나라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글로벌 IT기업이 단일 투자로 국내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 10조원 규모 추정…입지 선정 착수

1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MS 미국 본사는 국내에 약 33만㎡의 부지를 매입,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데이터센터는 중앙네트워크를 통해 기업의 인터넷서비스를 관리, 책임지는 최첨단 건축물을 뜻하며 최근 글로벌 IT·금융기업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MS는 이를 위해 미국 본사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추진팀을 한국으로 보내 부동산컨설팅회사 CBRE를 통해 몇몇 사업 후보지들을 돌아보도록 했다. 또 청와대 및 정부부처 관계자와도 만나 데이터센터 건립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MS가 데이터센터 건립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이지만, 33만㎡ 규모의 마땅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투자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MS는 지난 11일 서울 수표동에 있는 시그니쳐타워에서 10역의 국내 건설사와 설계회사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도 가진 바 있다. 참가인원이 각 업체당 4명으로 제한되는 등 조심스럽게 진행된 이 행사에서 MS는 데이터센터 건립에 따른 일정, 진행방향 등을 담은 기본계획만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3월 중 시설사업 기본계획을 공개하고 4월 입찰 적격자 3곳을 선정한 뒤 5월 중 최종 낙찰자를 선정, 24~30개월 동안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데이터센터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 MS의 데이터 백업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설비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층고가 높은 한국식 데이터센터와 달리 넓은 면적에 낮은 건물이 넓게 펼쳐지는 미국 MS 본사의 데이터센터와 같은 방식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설명회에서 싱가포르, 버지니아(美), 더블린(英) 등에 이미 건립한 데이터센터들을 공개했다"며 "이는 기설치한 데이터센터의 모듈을 그대로 국내 데이터센터에도 도입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라고 말했다.

◇ 유지·보수 인력 우수…투자규모 '기밀'

MS가 이번 데이터센터 입지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한국의 유지`보수 인력이 다른 나라보다 우수한데다 자연재해 위험이 적으며 전기료도 저렴하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본 도레이, 소프트뱅크 등 IT기업들은 지진이 잦은 일본보다 한국을 데이터센터 이전 적격지로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세부 건립 장소와 투자 규모는 기밀에 부쳐졌다. 입주 지역은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부산이 유력할 것으로 파악됐지만 MS 측은 부산 이외에도 경기, 경북 경주시, 전남 광양시 등 타 지역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MS는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부산을 방문, 강서구 미음지구를 둘러보는 한편, 허남식 부산시장을 만나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를 봤을 땐 부산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는 있지만 의견조율이 성사되지 않아 타 지역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MS는 홈페이지 채용공고란에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뽑는다는 채용공고문을 내면서도 근무지를 '대한민국-세부지역 미정'으로 표시, 특정지역을 지정하지 않았다.

투자규모도 밝혀진 바 없다. 다만 MS의 기존 투자규모를 감안할 때 5조~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MS 버지니아, 더블린 등 총 8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건립비용만 약 5600억원, 서버까지 합치면 10조원에 이르는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한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서버를 제외한 하드웨어 투자비용이 1000억원을 웃돈다"며 "국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MS의 기존 데이터센터 규모를 감안할 때 서버까지 갖추면 수조원에 이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업추진은 미국 MS 본사가 맡았으며 투자 실무는 중국MS 담당이다. 설명회를 주최하고 건설사들에게 공문을 발송한 곳 역시 중국MS였다.

중국MS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MS는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홍콩에 데이터센터를 건립,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는 데이터센터가 없어 애로를 겪고 있다. 때문에 이 지역을 책임지는 중국MS가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즉 MS가 이 데이터센터를 아·태지역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활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MS는 데이터센터 건립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한국MS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아는 내용이 없다"며 "PM 모집 역시 본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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