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1만건 '번호 大이동'…이통사 과열기준 '4배'
하루 11만건 '번호 大이동'…이통사 과열기준 '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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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보조금 경쟁 초과열…'2·11 대란' 승자는 SKT
 
[서울파이낸스 이철기자] 정부의 강도높은 제재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이통 3사가 일제히 가입자 유치경쟁에 뛰어들면서 11일 하루에만 시장초과 기준의 4배가 넘는 번호이동이 발생했다.
 
1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2·11 휴대폰 대란'이 벌어진 지난 11일의 전체 번호이동건수는 11만여건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장 과열 기준인 2만4000건의 4.6배에 달하는 '초과열' 상태를 나타냈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이 5802건(알뜰폰 제외) 순증했으며 KT가 4615건 순감했다. LG유플러스도 1188건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지난 1~10일까지 5천여건의 순감을 기록한 SK텔레콤이 하룻밤만에 가입자를 모두 만회하게 됐다. 
 
앞서 11일 새벽에는 이른바 '2·11 핸드폰 대란'으로 불리는 스마트폰 구매 대란이 발생, 가입자 유치경쟁이 절정에 달했다. 이로 인해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가 다운됐으며, 몇몇 판매점에는 구매자들이 한밤중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출고가 84만7000원의 삼성전자 '갤럭시S4 LTE-A'에 최대 145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짜로 단말기를 구입하고도 현금 60만원까지 챙길 수 있는 조건이다. 갤럭시S4 액티브는 128만원, LG G2는 118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됐다.
 
이번 핸드폰 대란과 관련, 이통사들은 서로가 보조금 경쟁을 주도했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별 순증 가입자 현황을 보면 지난달 23일 50% 점유율 사수 발언 이후 SK텔레콤이 시장과열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방통위 조사 결과 주도사업자로 적발됐음에도 영업정지 처벌을 면하자 방통위 조사기간에도 배짱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영업현장에서 LG유플러스가 하루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 1만명을 목표로 내거는 등 시장과열을 유도하고 있다"며 "이런 과열 주도는 LG유플러스가 지난 실적 발표에서 '무선가입자 5% 성장이라는 무모한 영업 목표를 내걸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통위는 오는 14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을 즉각 중지하라'는 시정명령을 지키지 않은 이통 3사에 대해 추가 제재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모두 최대 3개월의 영업정지 혹은 그에 상응하는 과징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방통위는 이와 별도로 현재의 시장 과열에 대한 조사 역시 병행하는 중이다. 이를 통해 시장 과열 주도자로 지목된 이통사에게 역시 최대 3개월의 영업정지를 받을 수 있어, 주도사업자는 두 가지 제재를 합쳐 최대 6개월의 신규 가입자 모집 정지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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