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회장, 한진해운 지분 그룹에 넘긴다
최은영 회장, 한진해운 지분 그룹에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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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경영권 포기…지속된 경영난 원인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보유지분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넘기고 경영권에서도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경영난에 빠진 회사를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6일 해운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 회장은 조 회장과 한진해운의 지주사인 한딩해운홀딩스를 인적 분할해 계열분리하기로 결정하고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분할 후 최 회장과 조 회장은 지분 교환방식으로 최 회장은 기존법인,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포함된 신설 법인의 지분을 갖게 된다.

분할로 신설되는 법인에는 한진해운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의 자산이 이전되고, 한진해운 여의도 사옥과 터미널·물류시스템 개발사인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사인 한진SM 등 나머지 계열사들과 제3자 물류사업(3PL)부문 등은 기존 법인에 남게된다.

이후 신설 법인은 한진해운과 합병될 예정이며, 한진그룹은 합병된 법인이 실시하는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시킬 예정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2002년 창업주인 故조중훈 회장의 별세 이후 장남인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을, 삼남인 故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각각 맡아왔다. 이후 2006년 조수호 회장의 작고 이후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지분을 승계해 직접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닥친 경기침체로 해운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한진해운은 지난 2013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겪었다.

유동성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은 지난해 10월과 12월 대한항공으로부터 2500억원의 긴급자금을지원받고,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일부를 담보로 지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조양호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전 한진 대표가 한진해운 대표에 임명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에 흡수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한진해운은 故 조수호 회장부터 최 회장에 이르기까지 한진그룹으로부터의 계열 분리를 요구해왔으나, 시숙인 조 회장 측은 '법적 계열사, 내용상 독립경영'의 현행 체제 유지를 고수해 오면서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어온 바 있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꿈은 좌절됐으나, 조 회장은 육해공 종합 물류회사를 완성했다"는 평가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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