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증권업 전망] 쏟아지는 大魚…업계 '새판짜기'
[2014 증권업 전망] 쏟아지는 大魚…업계 '새판짜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투·현대·동양 등 3곳 연내 매각 추진
중소형사 M&A '한파'…대우證 잠재매물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오는 3월 NH농협금융의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현대증권과 동양증권도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올해에만 10대 증권사 중 3곳이 새 주인을 맞을 전망이어서 업계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 우리투자증권은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NH농협지주에 인수될 전망이다. 현재 최종인수를 위한 실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3월에는 매각 과정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기준 우리투자증권은 자산 29조7695억원, 자본총계 3조4589억원으로 자산 1위, 자본총계 2위에 해당하는 증권사다. 자산 6조4192억원, 자본총계 8792억원인 NH농협증권과 합쳐지면 자산 35조, 자본총계 4조가 넘는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다만 인수 후 통합을 위해 추가적인 주식매입과 통합 절차가 남아있지만 향후 업계 '리딩 컴퍼니' 자리를 미리 예약해 놓은 상태다.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대어(大魚)급으로 꼽히는 현대증권과 동양증권도 매각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그룹은 지난 15일까지 외국계 IB를 대상으로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받았다. 다음주 중 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쳐 매각주관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동양증권도 지난 16일 대주주인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가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킥오프 미팅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일 내로 동양증권 매각 공고 및 인수의향서를 접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매각 작업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은 가격이 문제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9월말 기준 현대상선이 보유한 지분의 장부가(5941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7000억원 수준의 값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상선의 지분 가치를 주가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다. 최근 현대상선의 지분가치(지난 16일 종가기준 3128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도 5000억원 미만 수준이라는 것. 또 현대증권은 2012회계연도에 681억원, 2013회계연도 반기까지도 184억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점도 매수자 측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증권은 자산 20조1470억원, 자본총계 2조9551억인 대형사로 누구든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계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다. 현재까지는 '현대'라는 명칭 때문에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어느 쪽에 인수되더라도 삼성과 대우 등 1~2위 증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동양증권의 경우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불완전판매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배상 규모에 따라 인수가격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불완전판매 배상 문제는 늦어도 올 하반기 중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후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자산 8조8343억원, 자본총계 1조1153억원의 10위권 증권사다. 이번 동양 사태로 적잖은 타격을 받았지만 여전히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최근 임원 50%, 직원 500여명을 줄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완료했다는 점도 매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다. 

최근까지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KB금융지주가 인수전에서 발을 뺀 상황이지만, 대만의 유안타증권은 현재 인수를 위한 실사까지 마친 상황이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각 작업은 탄력이 더욱 둔화될 전망이다. 현대나 동양 등 대형 매물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어 매수자 입장에서 굳이 중소형사로 눈을 돌릴 이유가 없다. 증권업황이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도 중소형사들이 외면받는 이유다.

꾸준히 시장에서 매물로 인식됐던 이트레이드증권은 지난해 12월27일 한국거래소의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최대주주가 지분매각을 추진했으나 증권시장 침체 및 M&A 매물증가에 따른 인수의향자가 부재했다"며 "매각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고 답했다.

한편, 자본총계 3조9730억원으로 업계 1위인 KDB대우증권도 매각이 사실상 확정돼 또 한번의 업계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KDB대우증권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올해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에 나오는 것은 내년 이후가 될 예정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