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코+ENG' 업계 8위 대형건설사 탄생하나
'현대엠코+ENG' 업계 8위 대형건설사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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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4월 합병 추진…"경영권 승계 수순" 관측도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건설 계열사인 현대엠코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르면 4월 합병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엠코의 국내 시공부문과 현대ENG의 해외 설계부문이 시너지를 낼 경우 업계 8위 규모의 대형 건설사가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14일 현대ENG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은 전날 한국거래소의 합병설과 관련된 조회공시 요청에 "합병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공시했다. 이들의 합병설은 과거에도 수차례 제기돼 왔으나 합병이 검토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엠코와 현대ENG는 조만간 양사 이사회 안건으로 합병 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시기는 현재 엠코가 받고 있는 정기 세무조사가 끝나는 3월 이후가 유력하며 합병방식은 엠코가 현대ENG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사는 이미 합병을 위한 실사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2002년 설립한 엠코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제철 등 그룹 공사를 위해 세운 회사로, 시공능력평가순위 13위 업체다. 현대ENG는 현대건설의 자회사로, 현대건설이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공능력평가순위 54위의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두 회사가 합병을 추진하면 매출 기준으로 업계 8위의 대형 건설사가 탄생하는 셈이다. 2012년 기준으로 두 회사의 총 자산은 3조5737억원, 매출은 5조1455억원, 영업이익은 4214억원 규모로 업계 8~9위 수준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주력시장과 사업부문이 달라 합병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엠코는 건물, 주택 등 시공부문에 특화된 반면 현대ENG는 플랜트 및 설계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계열사간 주력사업이 겹치지 않아 인력이탈 등 합병에 따른 부작용이 거의 없고 경쟁력과 효율성은 한 번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택, 토목 등 외부사업에 주력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는 엠코가 해외에서 플랜트 설계를 중심으로 탄탄한 수주사업을 펼쳐온 현대ENG와 만나면 그 부가가치는 단순하게 매출 8위 업체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합병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엠코의 지분을 25% 갖고 있어 그룹승계 작업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엠코와 현대ENG의 합병이 최종적으로는 현대건설과의 합병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엠코가 이번 합병으로 기업 가치를 높인 다음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건설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 지배권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다만 현대건설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 업체인 만큼 합병이 이뤄지면 기존 현대건설 주주들의 반발이 적잖을 것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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