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세시장, 가격-거래량 '불일치'…왜?
서울 월세시장, 가격-거래량 '불일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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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서울 아파트 월세시장에서 거래는 증가했지만 월세지수가 하락하면서 거래량과 월세지수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전세공급 부족 때문에 임차인이 월세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세를 선호하는 임차인들에 반해 집주인들은 월세로 물건을 내놓고 있어 월세와 전세 모두 수급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월세지수는 전세시장 불안 속에서 하락한 것이다.

◇ 월세지수 8년 만에 하락
14일 부동산114의 아파트가격종합지수 '코아피(KOAPI)'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2013년 4분기 115.17을 기록했다. 전분기대비 0.76%, 전년동기대비 2.87% 하락했다.

연간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 하락은 2005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과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월세지수 상승을 유지하던 서울 월세시장이 8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거래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량은 3만4696건으로, 2012년 2만7334건에 비해 7362건(26.9%) 늘었다. 전세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전체 서울 아파트 임차거래량이 2013년 13만9522건으로 줄어든 것에 비하면 월세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최성헌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임차시장에서 거래와 가격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은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가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지만 세입자는 전세보다 매달 지불해야 하는 월세가 더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어 월세형태의 계약을 꺼리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니즈가 엇갈리는 가운데 수요가 많은 전세는 공급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월세 공급은 증가하고 있어 거래량과 가격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임대차시장 불안 올해도 이어질 것"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2013년 4분기 6.12%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7.00%였던 전환율은 2013년 한 해 동안 0.88%p 하락했고, 전환율의 연간 하락폭으로는 2009년 –1.00%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의 경우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파른 가격 상승이 나타난 데 반해 월세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나면서 전환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전셋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전세보증금대비 월세보증금은 역대 최저치인 22.17%를 기록했다.

한편 2013년 4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수익률은 3.51%를 기록했다. 2012년 3.39%에 비하면 2013년 한 해 임대수익률이 0.12%p 상승했다.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아파트 임대수익률과 저축성예금금리(2013년 11월 기준)의 차이는 2013년 0.89%p까지 증가했다.

최성헌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임대수익률과 시중금리의 역전현상이 지속되면서 아파트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집주인과 세입자의 임대차 선호형태에 대한 불일치로 올해도 아파트 임차시장의 불안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대차시장 불안의 원인은 전체적인 주택 재고의 문제가 아닌 임대차 계약형태에서 수요자와 공급자 니즈 불일치가 주원인인 만큼 정부는 이 같은 임대차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임대시장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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