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코-ENG, 합병설 '모락모락'
현대엠코-ENG, 합병설 '모락모락'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세 경영승계 포석?...사측 "정해진바 없다"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부문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불거졌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엠코와 현대ENG는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하고 합병 안건을 처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방식은 엠코가 현대ENG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엠코와 현대ENG가 주력 시장과 사업부문이 달라 합병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적잖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엠코는 건물, 주택 등 시공부문에 특화돼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액의 84%가 토목부문에 집중됐다. 반면 현대ENG는 플랜트 및 설계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다. 전체 매출의 94%가 화력, 전력 등 플랜트 관련에서 발생했다.

또한 엠코의 경우 국내에서, 현대ENG는 해외에서 매출액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도 합병 시 시장 장악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2012년 기준 총 자산은 3조5737억원, 매출액은 5조1455억원, 영업이익은 4214억원, 당기순이익은 3277억원에 달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시공능력평가순위 8~9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합병 시 건설업계에도 지각변동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설이 불거져 나오는 데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승계 가속화, 지분구조를 둘러싼 현대건설 견제 등이 합병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엠코의 최대주주는 정의선 부회장으로 2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현대글로비스 24.96% △현대차 19.99% △기아차 19.99% △정몽구 회장 10% 등의 지분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건설이 최대주주(72.55%)인 현대ENG와 합병할 경우 정의선 부회장은 합병사의 주요주주가 된다.

단순 자본총계 기준(2013년 9월 말)으로 엠코와 현대ENG의 합병비율은 2대 3 정도다. 이 기준대로라면 합병사의 최대주주는 현대건설로, 43%가량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정 부회장은 10% 정도로 2대주주가 된다.

합병 후에는 기업가치, 실적 등 합병비율에 중요한 지표들을 향상시켜 현대건설 지분 15%를 인수해 우회 상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현대건설 인수 당시 채권단과 맺었던 재매각, 자산변동 금지 조항 때문에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ENG도 상장 또는 매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금지 조항은 지난해 만료돼 합병을 위한 걸림돌도 사라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내 건설부문 계열사들의 합병설은 번갈아가며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엠코와 현대ENG이 결합하면 현대건설이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시공능력평가순위 변동도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과 관련해 당사자인 현대차그룹, 엠코, 현대ENG, 현대건설 등은 '아는 내용이 없다'고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검토되고 있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 공식 답변”이라고 짧게 말했으며 엠코 관계자 역시 "관련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라고 일축했다.

현대ENG 관계자도 "현재 담당부서 등에서 아는 내용이 없다"라고 답했으며 현대ENG의 대주주인 현대건설도 "합병 추진과 관련해 알고 전해진 내용이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현대건설에 현대ENG와 엠코의 합병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시한은 14일 12시까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