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회장 "'신한사태' 관계자들 반성해야" 작심발언
한동우 회장 "'신한사태' 관계자들 반성해야" 작심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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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지주

새해 전략방향 기자간담회, '신한사태' 후유증 극복 3개 원칙 제시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평소 과묵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사태' 관계자들을 향해 직설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한마디로 '반성하고 화해하고 용서해야 한다'는 것인데, 발언 배경이 주목된다. 

신한금융지주의 새해 경영전략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말이어서 특히 그렇다. '작심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르는 이유다. 

한동우 회장은 9일 서울 태평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전략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신한사태와 관련된 모든 분들이 겸허해지고 한발 더 나아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된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해보면 이런 부분들이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지난 3일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을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며 "솔직히 온도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신 전 사장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한지주를 '죽은 조직' 등으로 표현하며 형 경영진을 비판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신 전 사장이) 복직이나 신한사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도됐는데 갈 길이 상당히 멀다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운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한 회장은 그러면서 신한사태 후유증 극복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1982년 신한은행 창립 이후 모든 신한인들의 땀과 열정이 합쳐져 오늘의 신한이 있게 됐다"며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과거 경영진 간 벌어진 경위(갈등)는 신한답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한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고 현재 일하고 있는 후배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며, 고객들로부터 신뢰가 떨어졌다"며 "그런 점에서 모든 분들이 겸허해지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화해의 모습과 향후 통합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신한사태를 종식시키는 방향은 그룹의 힘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분열되면 안 된다"며 "앞으로 신한지주가 어떻게 돼야하는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서로에 대해 누가 옳고 그르다하는 응징보다는 먼저 화해하고 용서해야 하는 것을 보이는 게 좋다"며 "누가 먼저 그런 자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후배들로부터 '신한을 사랑하기 때문에 먼저 그랬다'는 평가를 받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회장은 이날 간담회의 주제인 경영전략 방향과 관련해서는 "금융을 통해 고객과 사회가 같이 성장하는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구현해 신한의 새로운 융성기를 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한지주가 새롭게 도약해야하는 시기에 중임을 맡게 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과거의 일들을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키고 마음과 역량을 하나로 모아 저성장하에서도 탁월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차별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최고의 산악인들은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어떻게 오를 것인지도 함께 생각하는 '등로주의(登路主義)' 등반을 추구한다"며 "단순히 실적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더 큰 목표를 향한 새로운 방식을 찾는 금융의 등로주의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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