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들이 신년 최대 화두로 '리스크 관리'를 꼽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및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신년사를 통해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에 따른 대비책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에 대해 강조했다.
금융권 CEO들은 금융지주 및 은행별 현안을 해결하는 데 힘을 모으자면서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및 강화 방침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가 및 기업구조조정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영환경도 녹록치 않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CEO "리스크 관리 중요" 강조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임영록 회장은 "우량자산 위주의 신규대출 취급과 기업·소호여신 등 잠재적인 위험자산에 대한 선제적 관리, 건전한 '크레딧 컬쳐(Credit Culture)'를 확립해야 한다"며 "도쿄지점의 사례를 교훈 삼아 해외 사업장의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신중하게 해외진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겸 우리은행장)은 원활한 민영화 추진을 위한 그룹가치 제고 차원에서의 건전성 개선에 대해 강조했다.
이순우 회장은 "이번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투자자들의 계열사별 호불호(好不好)를 보면서 시장의 평가가 얼마나 냉정한지 생생히 느꼈을 것"이라며 "민영화 첫 번째 출발점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이며 이를 위해서는 수년 간 우리의 발목을 잡아온 건전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산 건전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저수익 시대에는 생존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근본부터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요즘처럼 위기상황이 일상화된 시기에는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금융사의 생사가 달려있다"며 "선진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검증으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저성장·저마진의 뉴노멀 시대에서 금융사들은 외형이 아니라 수익, 리스크 관리, 고객 등 본질적인 성과로 경쟁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장들,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 선보여
각 은행장들도 리스크 관리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관련 방안을 내놨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리스크와 수익성을 감안해 가계와 소호대출 비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우량여신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며 "여신과 리스크 관리 인프라를 개선하고 신용정책을 더욱 정교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체계도 효과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올해 핵심사업으로 은퇴고객, 창조금융 확산, 대면·비대면 채널 융·복합, 글로벌 특화전략 등을 꼽으며 이를 위해 건전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원 행장은 "핵심사업 역량 강화는 최고의 건전성이 굳건히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선제적 위험요인 분석과 입체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은행의 리스크 대응력도 한층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말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과거와 달리 지속적으로 제반 리스크를 점검하는 역량은 저성장·저수익 시대에 접어든 은행산업에서 우열을 가리는 핵심역량"이라며 "여신심사와 함께 은행의 건전성을 지키는 중요한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하 신임 NH농협은행장도 "사전적 리스크 관리 강화와 부실채권 감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바젤Ⅲ 확대시행,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축소가 가져올 후폭풍에도 대비해 금융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튼튼한 은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