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워치]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관전 포인트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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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 사장 <사진=삼성그룹>
사업재편·DNA 전파·성과주의...이서현 사장 승진 등 새판짜기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삼성그룹이 총 16명 규모의 2014년 정기 사장단 인사 내정자 명단을 2일 발표했다. 이번 인사의 세가지 특징은 △사업 재편과 신성장동력 확보 △삼성전자의 성공 경험을 계열사로 전파 △성과주의 인사 구현 등으로 요약된다. 

◆이서현 發 사장단 인사만 4명

사업재편 측면의 인사로는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이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되면서 생긴 변화들이 꼽힌다. 가장 큰 관심 대상이었던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거취는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 사장은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 사장도 겸한다.

삼성그룹 측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패션 전문가로서 패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패스트 패션과 아웃도어 사업 진출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회사의 성장 기반을 마련해 왔다"며 "이 사장은 패션사업의 에버랜드 통합 이관 이후 제2의 도약을 견인하는 한편, 제일기획의 경영전략부문장도 겸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모직 윤주화 패션사업총괄 대표이사 사장도 이 사장과 같이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 겸 패션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재무통이자 삼성전자에서 감사팀을 거쳐 경영지원실 실장을 지낸 윤 사장의 이동은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의 조기 정착을 위한 투자 및 내실 다지기의 포석으로 읽힌다.

윤 사장이 에버랜드로 옮겨옴에 따라 에버랜드는 2명의 대표이사 체제가 된다. 2012년부터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봉영 사장이 그대로 유임됐기 때문이다. 다만 김 사장은 리조트/건설부문장을 겸직하게 됨에 따라 이 두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부문이 빠져나간 제일모직은 부품소재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조남성 부사장이 투입된다. 조 사장은 일본본사 반도체, LCD사업부장, 삼성전자 스토리지 담당, LED사업부장 등 반도체 사업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삼성은 그의 부품사업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제일모직에 전파하겠다는 복안이다.

◆행간을 읽어야 할 전자 출신 인사

예년처럼 삼성전자 출신을 非전자 계열사로 보내 변화를 꾀하는 인사도 반복됐다.

삼성전자 부사장에서 非전자 계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난 인사로는 앞서의 조남성 부사장에 이어 원기찬 부사장, 이선종 부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원기찬 부사장은 삼성전자 북미총괄 인사팀장, 디지털미디어총괄 인사팀장을 거쳐 2010년부터 삼성전자 본사 인사팀장을 맡은 인물이다. 인사 담당 업무를 주로 맡아왔던 그가 최근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삼성카드의 수장으로 가는 만큼 인적 쇄신이 뒤따르지 않겠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벤처투자에도 삼성전자 재무관리 전문가인 이선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이 사장은 회계, 자금, 세무 등의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만큼 글로벌 유망 벤처기업의 발굴과 해외투자 확대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 출신 사장단에서 승진이 아닌 전보된 인사는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전동수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유일하다. 전 사장은 디지털AV사업부장, 메모리사업부장 등 완제품과 부품사업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특히 삼성SDS는 최근 삼성SNS와 흡수합병을 결의하는 등 삼성 사업구조개편의 또 하나의 축으로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SDS는 합병이 완료되면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도 8.81%에서 11.26%로 늘어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성공 DNA 전파라는 것은 명분에 불과하다”며 “내용 면에서는 문책성 인사와 회전문 현상 등도 엿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순수한 승진과 사실상 퇴진의 '명암'

마지막으로 성과주의에 입각한 발탁인사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한 삼성전자 김영기 부사장, 삼성전자 세트제조담당 사장 겸 무섭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장으로 승진한 삼성전자 김종호 부사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삼성디스플레이 박동건 부사장,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삼성생명 안민수 부사장 등이다.

좀 더 큰 규모의 계열사로 이동한 인사들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이동한 삼성디스플레이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과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동한 삼성화재 김창수 대표이사 사장 등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삼성사회공헌위원회로 옮긴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과 최외홍 삼성벤처투자 사장의 경우 세대교체 측면에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후계구도를 감안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그림으로 볼 수 있는 인사"라며 "차후에 진행될 임원인사 역시 이같은 흐름에 맞춰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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