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인줄 알았는데"…'미수령 상속주식 찾아주기 캠페인' 호응
"금융사기인줄 알았는데"…'미수령 상속주식 찾아주기 캠페인'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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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찾아가는 서비스로 탈바꿈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서울 신길동에 사는 조모씨(42)는 어느날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10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앞으로 나온 주식 배당금이 있으니 찾아가라는 안내장을 받았다. 조씨는 요즘 유행하는 금융사기일 수 있다고 의심하는 마음으로 안내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가 아버지가 남겨준 1000만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되찾게 됐다.

▲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국예탁원 2층에서 예탁원 증권대행부 명의개서팀원 10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예탁결제원)
예탁원이 진행하고 있는 '미수령 상속주식 찾아주기 켐페인'이 자칫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유산을 대신 찾아주고 있어 어려운 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15일 예탁원은 지난달 22일부터 시작한 켐페인을 통해 10억1200만원(149명)의 미수령주식을 사망한 투자자들의 상속자에게 찾아줬다고 밝혔다.

이번까지 7회차를 맞은 예탁원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켐페인은 올해 들어 찾아가는 서비스로 바뀌었다. 종전까지는 단순 미수령 주식에 대한 사실을 알리고 찾아갈 것을 권하는 식이었다면 올해부터는 과감히 장기간 남아있는 미수령 주식이 왜 남았는지 이유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서 주인을 찾아주자는 '능동형'으로 변했다.

능동형 캠페인에서 첫 번째로 주목한 것이 바로 사망이다. 투자자들이 사망했는데 그 상속인들이 주식이 있는지 모를 경우 장기간 미수령 주식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상속자를 찾아주게 된 것. 이런 장기 휴면주주의 적극 발굴은 명의개서대행기관 최초로 시행된 작업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쉬운 일은 없었다. 먼저 상속자를 아는 것만도 힘들었기 때문에 법원행정청에 찾아갔지만 이런 사례가 없었다며 거절당했다. 하지만 삼고초려의 심정으로 찾아간 끝에 법원에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며, 영등포구청으로부터도 협조를 받을 수 있었다.

박인선 예탁원 명의개서팀장은 "정보를 알았다고 해도 상속자 개개인별로 구비서류가 어떤 것이 필요한지 그런 것도 모두 일일이 개인별로 맞춤 서비스를 해야 했다"며 "지난 1년간 팀원 10명이 모두 야근을 반복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2937명의 상속자들에게 투자자의 유산을 찾아가라는 개인별 안내서류를 만들어서 보냈고, 이를 받은 상속자들은 자칫 영원히 묻힐 뻔 했던 유산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중 한 명으로 서울 은평구에 사는 이모씨(51)는 한국예탁결제원 덕분에 사망한 남편이 남긴 삼성전자 주식 700만원을 찾았다. 이모씨는 "남편이 우리를 위해 남겨준 선물을 누구하나 알려주지 않아서 찾지 못할 뻔 했는데 예탁원이 찾게 해줬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식들을 출가시킨 후 약간의 여유자금으로 경기도 여주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68)도 한창 어려운 상황에서 아버지가 남긴 주식배당금 300만원을 찾았다. 최씨는 "요즘같이 힘들 때 10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하늘에서 보내주신 것 같다"며 "남이 보기에는 작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너무 크고 소중한 재산을 되찾게 해준 예탁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도 "켐페인까지 어려운 작업이 많았지만 오신 분들이 하나같이 너무 고맙다고 해주셔서 보람이 있다"며 "다만 상속자가 외국에 있거나 실종된 경우는 찾아드리기가 어려워서 더 많이 찾아드리고 싶은데도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예탁원은 사망 외에도 장기간 남은 미수령 주식의 원인을 찾아 찾아가는 서비스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에 진행했던 사망 외에도 퇴직할 때 미처 찾아가지 못한 우리사주조합 주식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캠페인도 진행해 최대한 빠르게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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