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전세 중개수수료 인하 입장 차 '극과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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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서울시의회가 추진 중인 주택임대차거래 중개수수료 인하 방침에 대한 반발에 부동산 중개업계는 물론,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도 가세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조금이나마 계약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 찬성하고 있다. 백화제방식 논란이 가열되는 형국이다. 

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서울시의회에서 발의된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안은 법체계상 문제를 안고 있을 뿐 아니라 시장 상황을 고려치 않은 무책임한 법안"이라며 "조례안 철회를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의회 김명신(민주당) 의원은 전날 3억원 이상의 중개수수료율을 금액별로 세분화하고 최고 유율을 0.8%에서 0.5%로 하향조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특별시 주택 중개수수료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 공인중개사協 등 "두 번 죽이는 행위…강력 투쟁할 것"
협회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 주택 임대차의 중개수수료를 8/1000 이내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위임입법인 조례에서 최고 요율을 0.5%로 하향 조정하려는 것은 법체계에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행 조례에서는 3억원 이상 주택 임대차의 경우 거래금액의 0.8% 이내에서 협의토록 하고 있으나 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 중개사무소의 과당 경쟁 등으로 현실적으로는 절반의 수수료를 받는 것도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0.9%(쌍방) 이내로 정해진 국내 부동산중개수수료율(매매)이 미국의 4~6%(매도인), 일본의 3%(쌍방합계), 중국 2.5~2.8%(쌍방)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업계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발의된 조례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조례 철회를 위해 발의 의원과 민주당 항의방문, 서명운동, 집회 등을 통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도 성명서를 통해 "김명신 의원의 개정안은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외면하고 가뜩이나 거래가 끊겨 생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는 공인중개사들을 두 번 죽이는 학살로 간주, 이를 결사적으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연맹은 "중개수수료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하락에 따라 가변적으로 탄력요율이 적용되는 시장도 아닐뿐더러 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전셋값이 폭등하는 이상 현상을 공인중개사에게 짐을 지우겠다는 것은 또 다른 골목상권·자영업자 서민에게 전가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의 어려운 여건을 무시하고 전셋값 급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목으로 임대 중개수수료 인하라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조례안을 발의한 김명신 의원과 서울시의회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조례안이 철회될 때까지 서울시의회 항의 방문, 집회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시민단체 등 "그동안 현실적이지 않았다…개정 환영"
한편 서울YMCA는 이와 상반되는 입장을 밝혔다. 역시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전월세 대란으로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서민가계의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셋값이 3억원에 이를 경우 터무니없이 높은 부동산 중개수수료까지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번 중개수수료율 인하 개정조례안은 반드시 필요했던 조치로, 매우 환영할 만하다"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기존 조례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이 2억9000만원일 경우 중개수수료는 87만원 이내에서 결정되지만 3억원이 되면 중개수수료가 무려 24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뛰게 된다"며 "이는 최근 수년간 지속된 전셋값 폭등으로 많은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3억원을 웃돌게 된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조례가 합리적으로 개선되는 것은 물론 하루 빨리 통과, 시행돼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반시민들은 찬성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전세 세입자는 "전셋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셋값도 대출로 올려주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많은데,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부담이 적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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