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금융 민영화 첫 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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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경남은행·광주은행(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의 예비입찰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들 지방은행의 경우 우리금융 매각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예금보험공사와 매각 주관사(대우증권, 삼성증권, JP모간)에 따르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예비입찰에는 총 11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경남은행 예비입찰에는 △IBK기업은행 △BS금융 △DGB금융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등 총 4곳이 참여했고 광주은행 입찰에는 △신한금융지주 △BS금융 △DGB금융 △JB금융 △광주·전남 상공인연합 △광주은행 우리사주조합 △지구촌영농조합 등 무려 7곳이 뛰어들었다.

일각에선 이번 인수전이 대형은행과 지방은행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최고가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자금조달력이 충분한 대형은행이 복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몸값은 각각 1조2000억~1조3000억원, 1조1000억~1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편에선 시중은행의 지방은행 인수전 참여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특히 정부가 70%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는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경우, 참여 자체가 민영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 지역사회에서도 "기업은행의 경남은행 인수 참여는 공적자금 돌려막기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광주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신한금융지주 역시 명분이 약하다는 말이 나온다. 신한지주의 인수전 참여 배경은 호남지역에 대한 영업력 강화다. 그러나 현재 신한지주는 호남지역 36개, 광주지역 15개, 전남지역 11개, 전북지역 1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등 영업망을 꽤 갖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한지주가 광주은행을 인수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수반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IBK기업은행과 신한금융이 정부와의 모종의 거래(?)를 통해 인수전 흥행을 위해서만 나섰을 뿐, 매각 성공 과정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에만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인수전에서 시중은행을 배제할 경우엔 지방금융지주사의 인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이미 수 차례의 실패가 있었던 지방은행 인수전에는 정치적 성격이 상당히 물들어 있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지방은행의 특성상 정부가 지역민들의 민심을 무시한 채 '가격'만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울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은행에 이어 시중 대형은행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경남·광주 지역민의 민심이 더욱 들끓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로서는 민심 달래기와 공적자금 극대화라는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은행 매각의 경우 우리금융 매각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우리금융 민영화의 시험대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이 안팎의 의혹과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혜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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