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부사장 거취, 삼성 후계구도 분수령 될까
이서현 부사장 거취, 삼성 후계구도 분수령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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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제일모직

제일모직 패션사업부, 에버랜드로 이관
이재용 부회장 입지 강화...연말 인사 '관심'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제일모직 패션사업부가 에버랜드로 전격 이관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삼성가 3세 후계구도의 밑그림이 그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특히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제일모직은 이사회를 통해 제일모직의 직물 및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1조500억원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이번 양도에 대해 대외적으로 밝힌 이유는 효율성 제고. 제일모직에서 차지하는 섬유직물사업의 매출 비중이 30%에 불과한데다, 대표적 B2C 기업인 삼성에버랜드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재계와 시장의 관심은 삼성의 후계구도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사업조정의 중심 인물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향후 행보가 핵심이다.

일단 패션사업부가 양도되는 만큼 이 부사장 역시 삼성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겨 패션부문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는 "삼성 고위인사로부터 이 부사장이 연말 인사때 에버랜드로 옮길 것이라고 전해들었다"며 "제일모직에서는 패션사업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어서 삼성에버랜드로 옮겨 골프웨어나 스포츠웨어 등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아웃도어시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 대표는 "패션을 이 부사장이 계속 맡는다 하더라도 패션과 광고 이외에 어떤 업종을 맡게 될 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서현 부사장이 패션부분에서 손을 떼고 다른 부분의 사업을 맡게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온다. 이 부사장이 패션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에서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올해 초 삼성전자의 재무통인 윤주화 사장을 제일모직으로 보낸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통상 이는 경고이자 정리를 위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의 경영능력이 기대에 못미친 데 따른 이건희 회장의 결단이 아니겠냐는 것.

박 대표는 "또한 패션부문이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되면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입지도 더욱 공고해지는 효과가 있고 규모도 5조원으로 불어나는 만큼 일감몰아주기 과세도 피해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삼성가 외부의 시각일 뿐 이건희 회장의 복심은 연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나와야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도 "후계승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소지는 있겠지만 지분관계 등에서의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힘들다"고 말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또한 "이번 건은 수많은 그림 중 하나에 불과해서 지금으로서는 후계구도에 대한 얘기를 설혹 삼성그룹 내에서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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