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머니 국내유입 가속…정부-업계 '온도차'
핫머니 국내유입 가속…정부-업계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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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계경보 발령…전문가들 "긍정적 효과 기대"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미 연준(Fed)이 현행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투기성 단기자금의 국내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핫머니 유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경계경보'를 발령했으나 전문가들은 핫머니로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 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

24일 정부 및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흥국에서 이탈한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금융당국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정부는 국내 자금 유입이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호재일 수 있으나 갑작스럽게 이탈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을 교란하거나 원화 강세로 연결돼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 17~18일 진행된 9월 FOMC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현행 양적완화 조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예상 밖 소식에 뉴욕 등의 증시는 급등하고 환율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였지만 시장은 미국이 조만간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 유지 정책 결정 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9월 FOMC에서의 양적완화조치 규모 유지 결정은 시장기대가 아닌 경제지표에 근거한 결정"이라며 "10월에 양적완화조치 규모감축이 실시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버냉키 미 연준 총재도 연내 양적완화 단계적 축소(테이퍼링)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신흥국에서 이탈한 자금은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전일(23일)까지 1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하고 있으며, 누적 순매수 금액은 8조2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재정위기 우려까지 더해진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유출된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급격히 유입되면서 정부는 핫머니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환율의 급격한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수출입업체 재무담당 관계자들을 불러 이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 "핫머니 속단하기 일러"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국내로 들어온 자금을 핫머니로 단정짓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의 성격이 많이 변하고 있다"며 "핫머니로 분류할 수 있는 헷지펀드보다는 뮤추얼 펀드가 많이 유입되는 것을 미뤄 봤을 때 자금이 롱머니(장기 투자자금)로 많이 유입되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상무는 "양적완화 유지 발표 후 국내 시장에 핫머니성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순 없다"면서도 "핫머니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기 위해선 주가상승률 혹은 환율 강세 등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돼 있어야 하는데 여건이 녹록하진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연기로 인한 추가적인 달러 약세·원화 강세 압력이 외국인 매수세에 긍정적인 요인인데다, 이머징 펀드로의 자금 유입, 투자심리 개선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낙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로의 자금유입이 단순히 국내 경상수지가 흑자이고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며 "중국 경기의 개선과 한국 수출의 강세, 엔 약세에 따른 우려 완화 등 충분한 모멘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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