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쌓아두는' 기업들…영업익 증가에도 투자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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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자금잉여 3.8조원…자금부족규모 2004년4분기來 '최저'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민간기업들이 사상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과 달리 경기둔화로 설비투자를 유보하면서 내부 자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을 포함한 자금부족 규모는 2004년 카드사태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2분기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비금융법인기업은 설비투자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아 자금부족 규모가 전분기(7조5000억원)대비 1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카드사태가 불거진 이후인 2004년 4분기 7000억원의 자금부족이 발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금융법인기업 중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기업들은 자금잉여(3조8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성 한은 자금순환 팀장은 "삼성전자가 사상최대 이익을 내고 LG디스플레이의 영업실적이 흑자 전환하는 등 반도체 부문의 실적 호조에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며 "이로인해 기업들의 내부 유보금이 쌓여 자금을 차입해 조달할 필요가 사라지면서 자금 잉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민간기업들은 직접조달과 간접조달 등으로 자금을 차입해 조달하기 때문에 자금이 부족상태로 나타난다. 정 팀장은 "국내외 경기둔화 및 미 연준의 양적완화규모 축소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를 미루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본다면 경기둔화 속 실적호조는 기업들이 매우 건실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민간소비지출이 증가하면서 자금잉여 규모가 전분기(30조1000억원)대비 감소한 28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계는 소규모 개인사업자를 포함하며 비영리단체는 가계에 봉사하는 민간비영리단체(소비자단체, 자선ㆍ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를 의미한다.

일반정부는 연초 증가한 정부차입이 줄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전분기(22조9000억원)보다 감소한 3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국외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자금부족 규모가 전분기(12조원)대비 21조4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6월말 현재 총 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1.3% 증가한 1경 2109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금융 및 국외부문을 제외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 비금융법인기업 및 일반정부(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51조2000억원 증가한 5360조원을 기록했고 금융부채는 전분기말 대비 44조7000억원 증가한 373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금융자산-부채)은 1620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6조5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금융자산/금융부채 비율은 1.43배로 전분기말(1.44배)에 비해 하락했다. 특히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금융부채 비율은 전분기말 2.19배에서 2.16배로 하락했다.

▲ 자료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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