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체크카드의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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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일부 카드사가 지금까지 무료로 만들수 있었던 체크카드에 연회비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최근 현대카드는 새로운 체크카드 상품인 '현대카드M•X 체크/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4가지 상품 모두 연회비 2000원을 받기로 했다. 그러면서 "연회비를 받는 대신 기존 체크카드보다 부가서비스 혜택을 늘렸다"고 설명한다.

현대카드 측은 타 카드사들과 달리 카드사용에 따른 포인트 적립과 캐시백의 혜택을 늘렸기 때문에 연회비 2000원을 지불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과연 그럴까? 연회비 없는 타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상품을 보면 꼭 그렇다고 할 수도 없다.

지난해 체크카드 판매 1위를 기록한 하나SK카드의 '메가캐쉬백2'는 음식점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월 최대 10만원까지 캐시백을 해주며 KB국민카드의 'KB포인트리 체크카드'의 경우에도 전월 실적 없이 주유업종 3%, 학원 및 독서실 업종 2%, 백화점 및 대형마트는 1%, 일반음식점은 사용액의 0.5%를 적립해준다.

여타 카드사들 역시 체크카드의 연회비 부과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서비스 확대에 따른 연회비 부과는 일면 타당하지만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역행하는 조치가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도 "체크카드 회원이 적은 기업계 카드사들만이 할 수 있는 '모험'일 뿐 카드사 전체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최대 숙제인 ‘수익성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자신의 계좌 잔고에 있는 금액을 사용하는 체크카드의 특성상 신용카드가 아닌 그저 카드 가맹점에서 결제가 되는 현금카드라는 인식이 강하다.

물론 은행계 카드사와 달리 기업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를 무료로 발행할 경우 수수료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만 초래할 수 있다. 또 연회비 역시 서비스의 댓가라는 측면에서 마냥 비난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체크카드 연회비 부과가 자칫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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