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토어 줄줄이 '적자'…"출혈경쟁 탓"
드럭스토어 줄줄이 '적자'…"출혈경쟁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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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GS왓슨스 수익성 악화일로

[서울파이낸스 임초롱기자] 유통법 규제에 제한을 받지 않아 유통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아왔던 드럭스토어가 실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드럭스토어 시장점유율 1위인 CJ올리브영은 지난 상반기 34억5200만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영업이익이 지난 2010년 69억4000만원에서 2011년 8억200억원으로 88% 줄어든 데 이어 올 상반기 적자전환을 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올리브영은 순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각각 66억9700만원, 17억23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23억1000만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의 수익악화는 신규출점에 따른 판매촉진비 및 판매관리비 등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리브영의 점포 수는 지난 2010년 92개에서 꾸준히 증가해 현재 348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 3년간 256개의 점포가 늘어난 셈이다. 신규 점포 수 확대는 판관비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지출된 판관비의 경우 직전년 수준의 155%를 훌쩍 뛰어 넘었고, 올 상반기 지출된 판관비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를 넘어섰다.

시장점유율 2위인 GS왓슨스도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GS왓슨스는 지난해 21억2800만원의 영업손실과 26억8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11년 영업이익과 순이익 규모도 각각 6억5100만원, 2억24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GS왓슨스는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이 회사 지분 50%씩을 나눠 갖고 있는 홍콩 왓슨스와 GS리테일로부터 각각 100억원을 수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이번 유상증자로 현재 80여 개에 불과한 매장 수를 40개 이상 늘릴 방침이다. 점포수가 적어도 100개는 넘어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기 때문.

그러나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의 수익악화를 비롯해 신세계·이마트 '분스', 코오롱 'W스토어', 롯데 '롭스', 농심 '판도라' 등 대기업 계열의 드럭스토어가 추가 출점을 앞두고 있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체 간 경쟁이 전보다 심화돼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카페베네가 지난해 8월 드럭스토어 '디셈버24'를 론칭했다가 5개월 만인 지난 1월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출점 전략에 따른 투자비용 지출로 부진한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드럭스토어는 생필품과 화장품, 음료수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통법에서 슈퍼마켓과 SSM 등은 종합소매업으로 분류돼 영업규제 및 신규 출점이 제한되는 반면 드럭스토어는 같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도 전문점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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