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아파트 바닥론 '고개'…향후 전망은?
중소형아파트 바닥론 '고개'…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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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서울·수도권의 중소형 아파트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중소형 바닥론'이 제기되고 있다. 매매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8.28대책 발표 전후로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다 수요가 몰리는 중소형 집값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어서다. 반면 단순히 급매물만 소진되는 것일 뿐 미풍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 전세가율 높은 지역부터 거래 '온기'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가율(매매가대비 전셋값비율)이 높은 서울·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셋집을 구하기가 워낙 힘들다보니 집값과 전셋값이 별 차이 없는 지역에서는 전셋값에 조금만 더 보태 집을 사겠다고 마음을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 봉천동 관악현대 전용 59㎡가 2억7000만원으로 최근 열흘 사이 500만원 올랐다. 전농동 SK 전용 59㎡도 1000만원 상승했다. 서울 목동신시가지 전용 72㎡ 역시 호가를 1000만원 올린 5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거래건수도 늘었다.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신고일 기준)는 2649건으로 전월(1907건)대비 38.8% 늘었다. 취득세 감면 종료 이후 거래절벽에 빠졌던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거래규모는 지난해 8월이나 9월과 비교해도 200~300건 많다"며 "대부분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84㎡ 이하가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서울에 비해 집값 하락폭이 커 전세가율이 더 높은 수도권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더 뚜렷하다. 특히 중소형 단지가 많은 군포·안양·안산 등에서는 지난주 기준 집값이 오름세(부동산114 자료)로 돌아섰고 매수문의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말 2억8000만~2억9000만원에 팔린 안양시 비산동 삼호뉴타운5차 전용 84㎡는 최근 급매물이 팔리면서 가격이 3000만~4000만원 뛰었다.

인근 S공인 대표는 "계약이 거의 없다가 최근 한꺼번에 3채가 거래됐는데, 모두 중소형"이라며 "중소형 집값은 빠질 만큼 빠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라고 말했다.

인근 K공인 대표도 "산본주공11단지 전용 36~44㎡ 급매물이 모두 소진되자 매수문의가 전용 59㎡ 이상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 "4Q 집값, 바닥 찍을 것"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말께 집값이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8.28대책 이후 회원사(중개업소)를 통해 중소형 아파트 매물을 찾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며 "서울 뿐만 아니라 수도권도 매매가 반등에 성공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기국회와 불안한 해외시장 동향 등이 변수로 꼽히지만 획기적인 '공유형 모기지'를 내놓는 등 정부의 시장회복 의지가 강해 4분기에는 집값 바닥을 확인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도 "그동안 집값 하락폭이 깊어지면서 공급물량은 크게 줄고 전셋값이 뛰어오르면서 전세수요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실수요자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8.28대책이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집값 하락폭은 더 이상 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역시 "부동산 경기 회복은 강남과 재건축시장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지난주 서울과 수도권의 상승 전환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공유형 모기지'가 매매시장을 개선시키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에는 집값 하락세가 멈추고 바닥 확인이 가능한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아직은 시기상조"
그러나 중대형 아파트값 하락세가 여전히 지속되는데다 투자심리를 자극할만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 폐지 등 규제 완화 법안의 국회통과가 불투명한 만큼 '중소형 바닥론'은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요자 사이엔 집값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남아 있다"며 "취득세 영구 인하를 비롯한 각종 규제 완화 법안이 9월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중소형 바닥론도 '단기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더구나 정부 정책들이 중소형, 무주택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한쪽만 과열시키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규제완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고 전세물건이 씨가 말라 전세난 해소 수요도 생기는 것 같다"며 "수요자들 사이에선 집값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실물경제도 여전히 바닥권이어서 부동산시장 회복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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