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현대차 그룹 노조문화, 더 이상은 안된다
[전문가기고] 현대차 그룹 노조문화, 더 이상은 안된다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autocultu@hanmail.net
  • 승인 2013.08.30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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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현대차그룹의 파업이 정도를 지나치고 있다. 노조가 만들어진지 지난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4번을 빼놓고 매번 파업이 이루어져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

단순한 수치문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나 간접적인 손실을 생각하면 수배 이상일 것이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전쟁이 진행되는 단계에서 내부적인 노사문제는 메이커 차원에서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매년 전행되는 노사 양측의 합의가 어려울 정도로 점차 평행선을 긋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 노조에서 요구하는 내용에는 도저히 수용이 어려운 항목까지 등장했다. 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일까?

아마도 몸에 밴 습관이 문제일 것이다. 매년 협상 때마다 들어주다 보니 이제는 마지노선을 넘었는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안정화되어 있다던 일본조차도 정년 보장에 대한 회의가 커지면서 노동유연성을 키우는 형국에, 우리만 거꾸로 간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이 경직된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 점차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세계 시장에서 밀려난 사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당장 판매율이 저하되고, 결국에는 해당 국가의 자동차 산업이 공동화되면서 국가 전체 경제에 큰 주름살을 준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메이커를 중심으로 약 1000개에 이르는 자동차 협력사가 존재하는 매머드급 규모다. 그만큼 한번 큰 영향을 받으면 전체가 무너지며, 회복이 어렵다.

정도를 지나친 현대차그룹의 노사문제를 지켜보면서 몇 가지 문제를 추론할 수 있다.

우선 이 상태가 계속 진행되면 국내 생산량이 해외로 이전된다. 각 지역에 알맞은 생산량 유지는 하나의 흐름이다. 현지 특성에 가장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고 물류비용 절감과 부품의 효율적인 글로벌 소싱과 환율 문제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혼다나 닛산은 해외 생산량이 70% 이상이며, 토요타마저도 해외 생산량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이러한 상황인데 파업은 이를 촉진시키는 윤활제 역할을 한다.

또한 국내 생산 저하는 고용을 불안하게 해 구조조정의 빌미가 된다. 이는 자동차 생산 공동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고 국내 경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 그룹의 국내 점유율은 약 75% 내외인 만큼 파업은 결국 국내 전체 자동차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향후 숙제인 프리미엄 모델 구축은 남의 얘기가 되고, 글로벌 대중차 이미지 추락은 시간문제가 된다.

아울러 국민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이미 정도를 지나친 노조의 조건은 부정적인 시각이 커진 만큼 노조 존립도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노조 내의 자정적인 노력과 노조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정부는 현대차 문제에 손을 놓지 말고 적극 개입해 중재해야 한다. 예전의 노사정 위원회의 역할 이상이 더욱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국민들도 개입해 합리적으로 결정이 나오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결국 생산되는 신차의 고객은 국민들인 만큼 메이커의 노사 양측에 해결에 대한 요구를 강력하게 해야 한다. 또한 당사자인 사측의 적극적인 조율도 필요하다. 모두가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내 일 같이 판단해야 한다.

현대차 그룹의 노조 문제가 심각성을 넘어서 공멸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만큼 파멸이 되기 전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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