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탈(脫)중동 행보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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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지역 수주액, 전년比 89% ↑
유럽도 '상승세'…중동은 '하락세'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해외건설업계의 탈(脫)중동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아시아 지역 건설수주가 중동 건설수주를 앞지르고 있으며 여기에 대형 건설사들의 유럽시장 진출까지 가시화되는 등 지역 다각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14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315억9504만달러(398건)로, 전년동기(331억2602건, 359건)대비 4.6% 줄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아시아 지역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130억7577만달러(232건)로 전년동기(69억1922만달러, 216건)대비 89% 증가했다. 태평양·북미 지역도 마찬가지다. 전년동기의 경우 9건, 1402만달러를 기록한데 비해 올해는 총 25건, 61억9169만달러를 기록했다.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태 국가들의 도시화와 인구증가 등으로 2006~2007년 이후 인프라 니즈가 커지면서 발주물량이 증가, 우리 기업들의 기회도 덩달아 늘어났다"며 "중동에서 기술력과 경험이 축적돼 있다 보니 아·태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면도 크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시아 지역 수주 증가세는 2006~2007년 이후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2000년대 전체 수주액의 28.19%를 차지했던 아시아 지역은 2010년 이후 29.20%로 소폭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41.39%로 대폭 증가했다.

나아가 아시아 국가들의 인프라 수준이 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열악해 미래수요가 크다는 것도 건설사들의 구미를 당긴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국으로 주목받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국가(VIP)들의 인프라 수준은 전 세계 평균인 4.3보다 낮은 3.2와 3.7, 3.7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11년 기준으로 46.2%에 불과한 VIP 국가들의 도시화율이 2050년까지 67.2%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종 인프라 투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유럽 건설시장도 최근 대형건설사를 필두로 한 우리 건설업체들이 문을 두드리자 수주실적이 지난해부터 다시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다.

해건협에 따르면 우리 건설업체의 유럽 지역 공사 수주액은 2008년 11억5951만달러에서 이듬해 4억6999만달러로 감소했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부터로, 연간 5억3351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9일 기준 5억4941만달러로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김민형 건산연 건설정책연구실장은 "유럽은 아시아와 함께 규모가 가장 큰 건설시장"이라며 "국내업체들이 출혈경쟁과 미수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동과 비교한다면 이 시장은 안정적인 시스템과 적정수익 확보라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럽 건설시장에서의 수주성적 역시 적어도 내년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유럽 건설시장 프로젝트에 입찰 참가를 계획 중이거나 현지 지사를 통해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있어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건설시장 규모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데다 중동이나 개발도상국 등에 비해 체계가 선진화돼 매력적인 곳으로 여겨진다"며 "특히 국내외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유럽 진출은 경쟁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해줄 수 있는 관문이라는 평가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해외건설 지역 다각화 현상은 업계의 시장 다변화 노력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동지역 플랜트 발주 규모가 점차 축소되고 있는데다 플랜트 수주에만 치우쳐 출혈경쟁 문제가 제기되는 등 복합적인 이유로 공종 다각화와 시장 다변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라며 "중동지역 수주 편중현상이 완화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동 건설시장은 2000년대 전체 시장의 59.97%를 차지했으나 2010년 이후 5.9%, 올해는 35.03%로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건설 수주건은 올 들어 55건에 불과해 전년동기(60건)대비 감소했으며 총 수주금액 역시 전년동기(206억8642만달러)대비 반 토막 난 110억6923만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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