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전력난 최대고비…대기업 전방위 절전 압박
이번주 전력난 최대고비…대기업 전방위 절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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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여개 절전규제 위반 대기업 공개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폭염으로 인한 전력난이 이번주 최대 고비를 맞게 된 가운데, 정부와 산업계가 강도 높은 절전 참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절전 규제를 지키지 않은 대기업 리스트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이들 기업이 이번주 전력 수급 고비를 앞두고 정부의 절감 요청에 어느 정도까지 부응할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절전규제 위반 대기업 20여개…이번주엔?

산업자원통상부는 지난 11일 "지난주 전력 절감량을 집계해본 결과 당초 목표했던 280만kW를 달성했지만, 이행율은 지난 겨울철(89.4%) 대비 약 7% 낮은 83% 수준에 머물렀다"며 "특히 20여개 대기업이 절전규제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5일부터 이달 말까지 계약전력 5000㎾ 이상의 전력다소비 업체·기관은 하루 4시간(오전 10∼11시, 오후 2∼5시) 전력사용량의 최대 15%를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었다.

그러나 산업부는 현대·기아차, LG화학, SK케미칼, 한화케미칼, 금호타이어, 대한제강, 현대하이스코, 전주페이퍼, 한솔제지, 에쓰오일, LS산전, LS전선, 현대로템, 남양유업, 롯데칠성, 하이트진로, SK네트웍스, 현대산업개발 등 20여곳이 이 규제를 위반했다고 공개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경우 기아차 4개 공장(광명, 광주, 광산, 오산), 현대차 3개 공장(전주, 울산, 아산)이 각각 3~5일간 정부의 절전 규제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공장은 지난 겨울에도 총 34일의 규제 기간 가운데 10~30일 동안 전력사용량을 줄이지 않았다.

또한 LG화학 파주공장(5일)과 SK케미칼 울산공장(3일), S-OIL 울산공장(5일) 등 석유화학 기업들도 절전 규제를 위반했고, 금호타이어도 3개 공장(평택, 광산, 곡성)도 2~4일 동안 전력사용량을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절전 규제 동참에 미흡했던 기업 리스트가 공개되는 등 정부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기업의 행보 또한 달라질 전망이다.

우선 현대차 울산공장은 생산 라인을 1시간가량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전력 절감을 위해 요청을 받아, 생산 라인 정지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사무실 조명을 모두 끄고 냉방 전력을 최소화하는 등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 5일부터 3주 일정으로 여수공장 전기분해로 공정의 정기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분해로 공정은 LG화학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공정이다. 이에 따라 정비기간 동안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10% 이상의 전력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냉동기와 압축기 등 고전력 소모 설비는 전력 사용 피크 시간대인 오전 10시~11시와 오후 2시~5시를 피해 가동하고, 여수 NCC공장에 설치된 25MW급 자가발전기 3기와 오창공장에 설치된 3MW급 태양광 발전설비도 최대로 가동해 자체 전력 공급 비중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18개 공장 중에서 파주공장만이 전력 절감율에 못미쳤는데, 이번주에는 전사에 걸쳐 절감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도 전력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공장별로 자체발전기 가동, 생산설비 가동시간 조정, 현장의 냉방시설 관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최대한 전력 수요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며 "피크시간대의 설비가동률을 줄이는 등 전력수요 절감 활동을 강화해 의무 감축량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 "절전 참여" 요구 잇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도 기업들의 전력 절감 요청에 협조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전경련은 "산업계도 전력 대란을 막기 위해 절전 비상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무더위로 인해 전력대란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회원사에 대해 긴급 절전 참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우선 전경련은 피크타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최대한 냉방기 가동을 자제하고, 불필요한 조명을 소등하도록 요구했다. 또한 미가동·대기상태의 설비전원 차단 및 공회전 방지, 사무실 내 불필요한 사무기기 전원 차단, 승강기 운행대수 축소 및 격층 운행, 비상발전기 최대한 가동을 당부했다.

대한상의도 회원사에 보낸 공문에서 "최근 지속되는 무더위로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발전소의 발전기 가동이 멈추는 등 전력대란이 우려되고 있다"며 "산업계가 사무실과 공장의 전기절약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대한상의는 전력피크시간대 예비전력 확충을 위해 조업 조정 및 자가발전기를 가동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전력대란은 국가적 위기상황이므로 산업계 역시 국가적 전력위기 극복에 앞장서 나가겠다"며 "전기사용 절감을 위해 기업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기가 새어나가는 틈을 다시 한번 점검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3일간 공공기관에 대해 강도 높은 절전 대책을 만들어 협조를 구하고 있다. 민간부문에 대해서도 △문열고 냉방영업 △냉방온도 제한에 관한 정부·지자체 합동점검을 총 4회 실시할 예정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여름철 전력수급 최대 위기가 예상된다"며 "전력수급 비상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들이 절전지침을 준수하고, 냉방기 사용을 자제하는 등 전 국민이 절전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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