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조원 규모 인천 '에잇시티', 결국 무산
317조원 규모 인천 '에잇시티',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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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들 반발…인천시 "이달 중 대책발표"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총사업비 317조원의 초대형 개발사업 '에잇시티(용유·무의 개발사업)'가 결국 무산됐다. 사업자인 캠핀스키그룹(獨)이 400억원 증자시한(6월30일)을 넘긴데다 이후 시도한 외국의 부동산 현물출자 역시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10일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주민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대책을 마련하는 등 금주 내로 공식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달 말 캠핀스키로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있는 4800만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현물 출자하겠다는 공문을 받았으나 법적 검토 결과 '불가' 판정을 내렸다. 5개 기관에 법률 자문을 의뢰한 결과 외국 현물출자는 외국인투자촉진법과 상법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설령 해외 부동산의 국내법인 현물출자가 가능하더라도 해외 부동산에 대한 자본화가 어려워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천경제청은 지난 5일과 7일 용유`무의 주민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을 만나 이 같은 결과를 알렸으며 캠핀스키 측과 기본협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사업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 송영길 인천시장도 용유·무의 관광단지에 대해 다른 형태로의 개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송 시장은 지난 7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209회 정례회 시정 질문에서 "에잇시티에 용유·무의 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향후 개발방식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천경제청에서 이곳에 대한 다른 형태의 개발사업을 논의 중이며 빠른 시일 내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역민들은 대안 없는 해지 발표에 반발하고 있다. 에잇시티 사업구역 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주민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에잇시티 사업은 2007년 캠핀스키그룹과 협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개발사업지로 묶이면서 지역민들은 7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았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2007년 기본협약 때는 2~3년이면 보상이 될 줄 알고 주민들은 은행 돈을 빌려 썼다"며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시 원점으로 돌린다니 빚 밖에 안 남았다"라고 말했다.

정지호 대책위 사무국장은 "에잇시티의 허황된 계획은 무산됐지만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이를 부추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소송으로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송 시장은 앞서 정례회에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각종 행위제한을 완화하는 방안과 도로, 상하수도, 주차장 등 주민이 필요한 기반시설을 연차적으로 설치하는 방안 등의 대책을 마련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잇시티 사업은 마카오의 3배, 여의도의 27배 규모인 용유·무의도 전체 면적(80㎢)에 총 317조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복합리조트, 한류스타랜드 등 8개 단위의 국제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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