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초반 '인기몰이'…결국 소문난 잔치?
재형저축 초반 '인기몰이'…결국 소문난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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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은행 모두 외면…내달 다양한 금리구조 상품 출시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18년만에 부활한 재형저축이 출시초기와 달리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은행들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은행들은 내달 중순께 금리구조를 다양화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지만 흥행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27일 금융감독원 및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출시 첫 날 30여만 계좌에 300억원 가까이 몰리며 인기몰이를 했던 재형저축의 판매액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지난 3월초 출시 당시만 해도 재형저축은 27만9000여개 계좌가 개설되고 한달도 안돼 140여만계좌가 개설됐다. 4월말 164만4800계좌로 증가세를 지속하던 재형저축은 5월말 172만3800계좌를 기록한 데 이어 현재(6월24일기준)는 174만4000계좌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민들의 재산형성을 도운다는 취지로 18년만에 부활한 재형저축은 최소 7년간 가입(10년까지 연장 가능)할 경우 비과세가 적용되는 상품으로, 금리는 최저 3.4%(씨티은행) 수준에서 최고 4.4%(산업은행)까지 책정돼 있다. 시중은행의 일반 예·적금 금리보다 높지만 첫 가입 후 3년간만 고정금리가 적용되며 4년째부터는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출시초만 해도 재형저축은 상대적 고금리, 절세혜택 등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대표 금융상품이라는 이미지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은행들은 '불완전 판매' 우려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유치전을 펼쳤다.

하지만 장기(7년)로 들어야만 비과세가 적용돼, 중도에 해지하면 이자소득세(14%) 면제는 물론 고금리 이자 혜택도 받을 수 없는 점이 부각되면서 재형저축 열기는 급격히 식었다. 판매가 급락하기 시작하자 은행들도 마케팅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현재는 판매실적조차 공개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은행의 경우 재형저축으로 인한 역마진 가능성을 제기하며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다. 재형저축 출시 초 기자간담회를 가졌던 SC은행은 "재형저축의 고금리가 은행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4년후 변동금리로 전환될 시에는 소비자들에게는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금리구조를 다양화 한 재형저축 상품을 출시할 것을 주문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를 포함해 다양한 금리구조를 가진 상품 출시에 대해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달 중순께 출시해 소비자들이 리스크를 완화하고 선택의 폭도 넓힐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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