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되레 증가…배짱좋은 재벌들 어디?
'일감 몰아주기' 되레 증가…배짱좋은 재벌들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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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 높은 효성· 부영· 현대차· GS 등…'경제민주화' 역행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지난해 30대 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가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총수일가의 지분이30%가 넘는 계열사들은 내부거래가 오히려 11%나 증가했다. 그만큼 총수 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이익을 챙겨주는 행태가 더 심해졌다는 얘기다.

KBS가 기업평가 사이트 'CEO 스코어'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총수 일가 지분이 30%가 넘는 재벌 계열사 87곳 가운데 53곳은 지난해에 내부거래 규모가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보도했다. 특히, 내부 거래 매출액 증가율이 큰 상위 10개 업체의 경우 모두 비상장사로, 대부분 수의계약을 통해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아직도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있는 '배짱좋은' 재벌들은 어디일까?

서울 강남 한복판에 효성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는, 지은 지 2년이 채 안된 대형 건물이 있다. 건물 주인은 '신동진'이라는 부동산 업체. 조석래 효성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17억원, 이중 3분의 2가량인 75억원을 효성 계열사에서 올렸다. 규모도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입주사가 적고 계열사가 먼저 입주를 하다보니까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중근 부영 회장의 아들 이성훈 씨가 지분 65%를 갖고 있는 신록개발. 난해 매출이 99억 원, 1년 전보다 3배 넘게 늘었는데, 100% 아버지 회사와의 거래였다.

이와함께,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아들이 대주주인 현대엠코는 72%가 증가했고, 허창수 GS회장의 동생 허정수 씨의 GS네오텍도 1년 새 900억원이 늘어났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를 줄이는 사회적 분위기와는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여전히 이를 통해서 부를 대물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세청은 다음달 내부거래 비중이 30%가 넘는 부분은 증여로 간주해 본격적인 과세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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