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2001년 서울 용산 미군기지 주변에서 기름유출이 발견된 후 12년이 흐른 지금도 유출이 지속돼 토양·수질 오염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기지 주변의 녹사평역, 캠프킴(Camp Kim) 주변 등 기름 유출로 지금까지 오염이 확인된 대지의 면적은 최소 1만2235㎡에 달한다.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오염이 발견된 녹사평역 부근은 2004년을 기준으로 1만1776㎡, 2006년부터 오염이 발견된 캠프킴 부근은 2008년을 기준으로 459㎡가 기름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하수의 경우 녹사평역 주변은 6594㎥, 캠프킴 주변은 584㎥ 등 총 7178㎥(약 718만ℓ) 오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그동안 오염을 정화하는 데 58억원 가량이 쓰였다. 작년 2월 한국농어촌공사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녹사평역 주변 정화에 10여년간 든 비용은 50억5197만원, 캠프킴 주변 정화에 최근 5년간 든 비용은 7억8527만원 등 총 58억3724만원에 이른다.
서울시는 자체 예산으로 정화하고 나서 정부에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정화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지금까지 쓴 소송 비용만도 7500만원에 이른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환경부와 함께 주한미군을 강하게 압박해 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용산기지 내부에서 정화를 자체적으로 하거나 적어도 조사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 미군 측과 협의해보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환경부는 물론 주한미군, 주한 미국대사관에 관련 공무원 방문은 물론 공문을 수차례 보내 용산기지 내 오염실태 합동조사 요청을 해왔다. 환경부가 주한미군 측에 6월 중 한미 환경분과위원회를 열어 미군기지 기름오염 실태 합동조사를 하자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미국은 오염 관리가 잘 되고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시청 관계자는 "미군 부대는 사실상 치외법권 지역이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며 "2016년 기지가 반환될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계속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